폐건전지 보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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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생 수필가

“건전지가 다 떨어졌습니다. 건전지를 교체해 주세요.” 동영상 속의 감정 없는 목소리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마치 로봇이 말하는 거 같다. 간식을 먹고 싶었던 손자가 장난감 건전지 교체 알림음을 따라 한 것이다.

이러고 보니 건전지가 여러 생활용품에 쓰이고 있다. 장난감, 리모컨, 시계, 체중계 등 용품에 따라 건전지가 한 개에서 네 개까지 사용된다. 지금은 전기 충전식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건전지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이 많다. 그만큼 폐건전지 배출량도 많다는 게다.

폐건전지는 재활용 대상 품목으로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안 된다. 중금속이 들어있어 소각하거나 매웠을 때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한 개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일반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일도 없잖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 정도야 하는 하찮은 생각이 환경 오염으로 이어지는 만큼 무심코 지나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수거되고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폐건전지수거함에만 배출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그런 불편함 때문에 폐건전지를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버리게 된다. 한 개 한 개 모은 게 꽤 되었다. 보상제를 처음 시행할 때만 해도 지구의 날과 환경의 날에만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줬는데, 지금은 언제든지 재활용도움센터에서 종량제 봉투로 교환할 수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인 만큼 앞으로 재활용품 보상제는 더 확대되어야 한다.

많이도 모았다. 어림짐작으로도 1㎏은 족히 넘겠다. 몇 년 모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폐건전지가 나올 때마다 수거함을 찾아 버리는 게 귀찮아 모으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모이면 수거함에 내다 버렸는데, 이제는 돈이 된다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심히 버리면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이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재활용될 수도 있고 돈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겠다.

폐건전지를 가지고 재활용도움센터를 방문했다. 폐건전지 1㎏에 평일에는 10ℓ 종량제 봉투 한 매, 재활용데이인 일요일에는 두 매로 교환해준다고 한다. 쉬는 날이라 편하게 찾았는데 재활용데이라며 종량제 봉투 한 매를 더 받는 행운도 얻는다. 덤으로 얻은 소소한 행복이다. 그도 그렇지만 직원으로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던 자원회수보상제 운영에 대해 자세히 듣게 된다. 폐건전지 외에 올바르게 분리 배출한 음료 캔, 투명 페트병, 종이 팩, 멸균 팩도 중량에 따라 종량제 봉투로 교환할 수 있다고 한다.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유익한 정보이다. 정보가 돈이 된다는 말을 실감한다.

아직 제주에서는 폐건전지를 종량제 봉투 교환 외에는 다른 물품으로 교환할 수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쉽다. 다른 지자체처럼 새 건전지로 교환도 가능하고, 여러 재활용품과 달리하여 폐건전지는 교환 중량도 줄였으면 한다. 돈이 되고 환경을 지키는 일이라 해도 쉽게 실천할 수 있을 때 이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에서 폐건전지 1㎏ 모으는 것은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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