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귀소본능, 처음 시작을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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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제주 청년 예술가 내일을 얘기하다(9)

재즈피아니스트 김한얼
2023년 1월 2일 한라산에서 재즈피아니스트 김한얼

“앨범 타이틀 ‘Homing’은 ‘귀소본능(歸巢本能, Homing Instinct)’을 떠올리며 정했습니다.”

2013년 트리오 앨범 ‘Clouds’로 데뷔하며 한국 재즈계에 이름을 알린 제주 출신 재즈피아니스트 김한얼(39).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대학원 재학중 작업하여 이후 발매한 피아노 즉흥연주 앨범 ‘Improvisations(2016)’ 이후, 오는 26일 발매되는 ‘Homing’은 그의 7년 만의 신작이다.

2집 발매까지 길어진 공백에 대해 “2017년에 한국을 떠나 2021년에 다시 돌아왔고, 바로 제주로 향했다”며 “뉴욕에서의 방황 속에서 흘린 음악들과 그동안 쌓여온 음악적인 고민을 되새김질하면서 제주도에서 내 음악을 가다듬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뉴욕시립대학교 브루클린 칼리지 음악원에 입학해 아르튜로 오패럴(Arturo O'Farrill), 댄 블레이크(Dan Blake) 등과 공부했다. 뉴욕의 클럽을 돌면서 잼도 하고 가끔은 연주도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음악적 가능성도 열어보고자 했던 그는 전자음악그룹, 집단즉흥음악그룹 활동을 하며 음악적인 허기를 달랬다. 현지에서 피아노 조율사로 돈을 벌면서 집세와 학비를 마련했다. 그렇게 음악적인 나날을 보냈다. 유학 생활의 외로움이 커질수록 음악도 켜켜이 쌓여갔다.

김한얼 2집 앨범 'Homing’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스스로를 떠올리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음악을 왜 계속하고 있는지, 앞으로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슴 깊이 고민했다는 그는 “자칭 세계 최고의 집돌이가 음악적 영감을 얻기 위해 억지로라도 거의 매주 제주의 여러 곳을 떠돌았다”며 “그러나 음악적 영감에 앞서 집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음악적으로, 또한 육체적으로도 격한 귀소본능을 느끼면서 작업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이토록 제주도의 숲과 오름, 바닷가를 헤매고 다니던 경험 탓인지 앨범에는 자연스럽게 제주의 풍경이 녹아들었다.

앨범에 수록된 ‘Falling Down’, ‘D Minor Waltz’, ‘Spiral Dance’ 등 3곡의 재즈 형식을 갖춘 연주곡들을 제외하고 3번 곡 ‘Whisperings’을 포함해 5~10번은 즉흥연주로 채웠다. 5번 트랙부터는 피아노 연주와 모듈러 신디사이저가 어우러져 1~4번 트랙과는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앨범이 마치 1부와 2부로 나뉜 영화를 보는 듯하다.

김씨는 “‘Saryeoni’는 제주도 사려니숲길을 걷다가 떠오른 멜로디를 녹음했다”며 “다른 거의 대부분의 곡들도 제주도의 풍경을 만나 탄생한 곡들”이라고 말했다.

고향 제주로 돌아와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피아니스트 김한얼. 신시사이저가 같이 사용된 은은한 트랙들에서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영화와 영상 음악가로서의 가능성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앨범이 한국예술위원회 주관 ‘2023년도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사업’을 지원받아 제작된 만큼 발매와 함께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창작과 공연 활동을 이어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26일부터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실물 CD 앨범은 ‘소리의 나이테(sonaeum.co.kr)’에서 구입 가능하다.

발매 기념공연은 4월 22일 오후 4시30분 제주시 명림로 소재 슈타인홀에서 처음 열린다. 23일 오후 8시에는 애월 고내포구 앞 재즈클럽 마일즈에서, 5월 6일 오후 3시에는 서귀포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그리고 5월 27일에는 제주신화역사공원 부근 끌로드 아트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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