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발견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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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학교 교수 경영정보학과/ 논설위원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에 허버트 사이먼처럼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연구한 사람도 없다. 그는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하여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고, 수학의 정리를 컴퓨터가 증명해내는 인공지능을 처음 만들었다. 정보화 시대가 움트던 1971년에 사이먼은 정보처리능력에 한계를 갖는 인간에게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의미 있는 핵심 정보를 추리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제안했다. 인류 역사에서 만들어진 데이터의 90% 이상이 지난 1년 동안 만들어졌다. 댐이 무너진 것처럼 데이터가 넘쳐나는 빅데이터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핵심 정보를 추리는 능력이다. 인터넷에서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대답하는 챗GPT 인공지능의 시대가 되면서 “남과 다르게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에게는 ‘관찰의 힘’을 보여주는 두 개의 사례가 있다. 첫째는 체리 나무 일화이다. 에디슨은 미국 뉴저지 멘로파크에서 일하였다. 멘로파크의 언덕 아래에는 램프 공장이 있었다. 어느 날 자정 무렵 에디슨은 본사 건물에서 램프 공장으로 이어지는 언덕길 옆의 체리 나무를 떠올렸다. 에디슨 곁에 있던 직원 중에 체리 나무를 알아차린 이가 아무도 없었다. 흥미를 느낀 에디슨이 조사해보니 6개월 동안 매일 그 언덕길을 이용한 27명 중에 단 한 명도 체리 나무의 존재를 몰랐다. 사람들이 세상을 얼마나 관찰하지 않고 스쳐 지나는지 알 수 있다.

둘째는 전구 소켓 일화이다, 백열전구를 발명한 에디슨에게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방안 조명을 밝히는 전구를 땅바닥이 아닌 천장에 매단다. 전구를 소켓에 쉽게 꽂을 수 있으면서도 전구가 쉽게 빠지면 안 되었다. 이 문제의 해결 아이디어는 공장에 있던 등유 통의 뚜껑에서 나왔다. 에디슨 회사에서 등유 통의 뚜껑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에디슨의 직원이 전구에 나사를 붙여 돌리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전구의 크기를 표기할 때는 E14, E26처럼 나사의 지름을 밀리미터로 표시한 숫자 앞에 에디슨의 E를 붙여서 표기한다. 에디슨의 나사 전구는 등유 통 뚜껑에서 나왔다.

이탈리아는 유리공예가 유명하다. 갈릴레이는 유리를 다듬어 맨눈으로 관측할 때보다 거리를 30배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망원경을 만들었다. 그는 이 망원경으로 1610년 1월 7일에 밤하늘의 목성을 관찰하였다. 그는 목성 옆에 있는 4개의 작은 별들을 보았다. 다음 날 목성 옆에 있는 4개의 작은 별들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그는 목성 옆에 있는 4개의 작은 별들이 붙박이별이 아니라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인 것을 알아차렸다. 갈릴레이는 자신의 관찰에서 지동설을 확인하였다. 이 생각이 들자마자 그는 매일 밤 목성을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갈릴레이는 목성을 관찰한 지 두 달도 안 된 2월 26일에 재빨리 책을 출간했다.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효율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적이다. 문제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으면 문제의 해결 방법을 효과적으로 찾기 어렵다.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면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과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 남과 다른 관점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같은 시각에서만 사물을 바라보면 새로운 관점이나 접근법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과 다른 관점을 수용하면 보다 포괄적이고 다양한 선택지와 대안을 고려할 수 있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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