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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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어릴적 어머니가 쥐어주신 용돈을 들고 형과 함께 동네 어귀에 자리한 중국집에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김없이 짜장 볶음과 양파 냄새가 진하게 풍겨 왔다.

기대감을 잔뜩 안고 짜장면을 시킨 뒤 나무젓가락을 쪼개 양손바닥으로 비벼 가지런히 놓고 기다리다 허기를 참지 못해 단무지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짜장면을 기다린다.

드디어 나온 짜장면을 비벼 한 입 가득 넣는 순간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학교 졸업식이나 생일날 찾은 중국집에서 짜장면에 탕수육 한 접시가 더 해지면 그야말로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중·고교 시절 친구들과 무리 지어 다니며 먹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짜장면은 늘 부담 없이 나에게 다가와준 고마운 음식이다.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짜장면 가격이 50여 년 만에 60배 넘게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격 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6361원이다.

짜장면 가격은 1970년 100원에서 2000년 2500원 수준으로 올랐다.

이후 2018년 5000원 선이던 짜장면 가격은 지난해부터 6000원을 넘어섰다.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3월 6000원이던 짜장면 가격이 올해 3월 기준 6750원까지 올랐다.

특히 최근 5년간 가격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을 크게 앞서는 26.9%에 달했다.

원인은 주재료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짜장면에 사용되는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5년 전보다 각각 46.9%와 33.2% 올랐다.

인플레이션과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식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가뜩이나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로서는 현실이 야속할 뿐이다.

짜장면도 먹기 힘들어 5000원 이하인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시간이 없거나, 주머니 사정이 가벼울 때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던 짜장면도 서민들로부터 멀어져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짜장면 한 그릇에 깊게 새겨진 기억마저 희미하게 사라지는 건 아닌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곁에 항상 짜장면이 남아 있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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