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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한국사회에서,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나이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한국 남성들의 사회적 관계에서 나이는 서열문화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남성사회에서 수직적 서열관계는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나이 문화’다.

나이 차가 많을 때는 서열이 쉽게 정리돼 수용하지만, 한두 살 차이 때는 민감하게 작용해 서열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에서 불과 몇 달 차이인 ‘빠른 00년생’과 ‘그냥 00년생’이 서열을 다투는 모습은 일상화됐다.

심지어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 사이에서도 몇 달 먼저 세상에 나왔냐는 것으로 서열을 정하려고 하는 것이 한국 남성사회의 특징이다.

서열이 정해진 후에야 인간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의 친구 개념은 같은 나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친구 외의 모든 관계는 ‘윗사람과 아랫사람’, ‘선배와 후배’, ‘형과 동생’이란 서열로 구분된다.

▲나이 혼용으로 발생하는 사회적·행정적 혼선과 분쟁 해소를 위해 다음 달부터 사법관계와 행정 분야에서 ‘만 나이’로 통일해 사용된다. 단순히 나이를 통일시킨 것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화가 바뀔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니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현재 법령상 나이는 민법에 따라 만 나이로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출생한 날로부터 바로 한 살로 여겨, 해마다 한 살씩 증가하는 이른바 ‘세는 나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 나이’로의 통일로 다들 나이를 거꾸로 먹게되면서 생물학적 나이와 별개로 심리적인 회춘을 맛볼 수 있게 됐다는 세대도 있겠지만, 한 살 까먹는다고 느끼는 세대도 있을 것이다.

‘만 나이’로 통일된 후에도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다. 다만 정서상 ‘세는 나이’가 보편화돼 생활 속에서 정착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일상화될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자신의 나이 대에 맞게 나잇값을 하고 있느냐 인지도 모른다.

나잇값을 하며 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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