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트러스, 신축 건물에 재설치...지난 역사는 기록화해 전시"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제주시민들과 59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한 제주시민회관에 대한 철거가 본격화됐다.
강병삼 제주시장은 16일 철거 현장을 방문 “문화, 스포츠, 여가를 위해 59년 동안 제주시민의 삶과 함께했던 제주시민회관이 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해 원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380억원을 들여 제주시민회관 부지에 지상 6층·지하 2층 건축연면적 1만1042㎡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2026년 2월까지 조성한다.
반세기 전 건립된 제주시민회관은 도내 최초의 철골트러스 건물이다. 기둥 없이 철골트러스로 지붕을 받치면서 공연장·경기장(마룻바닥)과 객석(505석) 등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1964년 7월 문을 열자마자, 개관 기념으로 전국 시·도 대항 탁구대회가 열렸다.
1970년대에는 영화관으로 이용됐고, 연극 공연과 예술제 등도 개최됐다. 이곳에서는 미스탐라선발대회도 개최되는 등 다목적강당으로 이용됐다.
1972년 4월 9일 나훈아, 최희준 등 당대 인기 가수들이 총 출동한다는 ‘연예인 가요잔치’가 열린다는 소식에 제주시민회관 앞에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10대 가수들과 인기 연예인이 방문한 이날 가요 잔치는 한라문화상 시상식과 함께 열렸다.
505석의 고정 객석과 무대가 갖춰진 제주시민회관은 문화예술, 체육, 휴식공간으로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고, 선거일에는 개표장으로 빠짐없이 이용돼 왔었다.
그런데 한라체육관(1984년)과 제주문예회관(1988년) 등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문화·체육시설이 들어서면서 시민회관의 위상은 크게 위축됐고, 정밀 안전진단에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C등급을 받으면서 철거 대상이 됐다.
강병삼 시장은 “철골트러스는 건축학적 가치를 고려해 신축 건물에 재설치하고, 지난 역사는 기록화해 전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