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와 맨 얼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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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페르소나(Persona)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연극무대에서 배우들이 썼던 가면을 말한다.

라틴어로 흡수된 후 사람(Person)의 어원이 됐고, 현대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쓰는 가면’을 뜻한다. 일종의 ‘콘셉트(concept)’ 의미다.

▲철학자 강신주는 자신의 저서 ‘철학의 필요한 시간’에서 “페르소나 때문에 고대 로마시절 배우들은 현대 배우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면 우리는 페르소나를 벗고 자신의 맨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선 “맨 얼굴이 건강해야 다양한 페르소나를 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맨 얼굴을 관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페르소나를 벗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이 말은 자신의 본 모습과 마음에 거짓이 없고 순수해야만 가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및 거래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만큼 불법 여부가 밝혀지겠지만 이에 상관 없이 국민들은 그의 이중성에 분노하고 있다. 김 의원이 지금껏 보여준 서민과 빈곤 코스프레와 달리 코인 자산이 60억 이상 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는 “3만7000원 주고 산 운동화에 구멍이 났다”, “매일 라면만 먹는다. 그렇게 먹은 지 7~8년 된 것 같다. 거의 하루에 한 끼도 못 먹을 때가 많다”,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도 안 사먹는다”고 했다. 후원금 모금 때는 “한 푼 줍쇼”하며 구걸하는 흉내까지 냈다.

김 의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급기야 국민 여론이 싸늘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뒤늦게나마 17일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키로 결정했다.

▲‘교사불약졸성(巧詐不若拙誠)’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교묘하게 남을 속이는 것보다 옹졸하지만 정성스런 마음이 낫다는 뜻이다.

한 순간에 설 땅을 잃은 김 의원도 동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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