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엔딩’의 위기 극복
‘벚꽃엔딩’의 위기 극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강재병, 편집국 부국장

2023학년도 대입 수시·정시모집이 마무리될 때 쯤인 지난 2월 말 제주지역 4개 대학이 모두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에 나섰다.

도내 4개 대학 통틀어 추가 모집하는 인원은 12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수도권 대학으로 학생들이 연쇄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추가 모집 인원이 늘어났다.

제주지역 대학들의 입학 정원은 줄고 있지만 학생들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학생이 없으면 대학도 존재할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지방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몇 해 전부터는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을 닫는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잘 알려진 노래의 제목인 ‘벚꽃엔딩’이 지방대학의 위기를 상징하는 표현이 돼버렸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지방의 위기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은 지역 경제·산업·사회·문화 발전의 기초가 되는 인적·물적 자원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단순히 대학 자원의 위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 위축, 우수 지역인재 확보의 어려움, 지역 연구개발 역량 감소로 이어지고 나아가 지역 경제성장 저하, 국가균형발전 저해 등의 더 큰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올해 처음 제주지역이 교육부가 지원하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egional Innovation System·RIS)에 선정돼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RIS는 지자체와 대학, 다양한 지역혁신기관들이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는 ‘지역혁신모델’을 자율적으로 개발·운영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역혁신기관이 역량을 결집해 지역인재 양성과 취·창업, 정주로 이어지는 지역혁신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2020년부터 사업이 시작됐다. 학생들에게는 폭넓은 학업의 장을, 기업과 대학에게는 인재 양성의 기회를, 지역에서는 발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광주·전남, 울산·경남, 충북, 대전·세종·충남, 대구·경북 등 6개 지역혁신플랫폼이 운영돼 왔고, 올해는 제주를 비롯해 부산, 전북이 신규 선정돼 전국적으로 9개 혁신플랫폼이 추진된다.

제주 RIS사업에는 올해에만 국비 300억원과 지방비 129억원 등 429억원이 투자되고, 5년 동안 총 2145억원(국비 1500억원, 지방비 645억원)이 투입된다.

제주도는 RIS 사업계획을 수립해 최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와 제주도, 대학이 공동 설계·조정하는 과정을 거쳐 6월 말 최종 계획이 확정되고,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에서는 ‘모두의 제주, 모두의 대학, 모두의 가치를 위한 혁신플랫폼’이 구축된다. 제주RIS 지역혁신플랫폼에는 제주도를 비롯해 제주대, 제주관광대, 제주한라대,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등 도내 대학들과 교육청, 산업계, 연구기관 등 22개 지역 혁신기관이 참여한다.

RIS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대학, 기업 등 다양한 지역혁신 주체들이 공유와 협업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의 교육혁신이 중요하고, 도민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이제 제주에서 시작되는 RIS사업이 지방대학과 지역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제주 지역사회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