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준비한 끝에 임용 시험을 통과해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A씨(30)는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A씨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공무원이 됐지만 박봉과 민원 스트레스에 치일 바에는 다른 일을 찾아야겠다며 퇴직을 결심했다.
공무원은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퇴직 후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아 취업준비생들이 1순위로 꼽는 직업이었지만 최근 이직을 꿈꾸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내놓은 2022년 공직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공무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는 기회가 된다면 이직할 의향이 있다’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중앙부처 및 광역자치단체 공무원은 45.2%였다.
이직 의향이 있다고 밝힌 기초단체 공무원은 46.8%로 중앙·광역 공무원보다 1.6%p 많았다.
8·9급 지방공무원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3년도 지방공무원(8·9급) 공개경쟁 임용시험 경쟁률은 7.3대 1을 기록했다.
2008년 49.9대 1까지 치솟던 제주 지방공무원 경쟁률은 2016년 12.8대 1, 2018년 11.9대 1, 지난해 10.9대 1로 점차 낮아지더니 올해는 한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이와 함께 치열한 경쟁 끝에 공무원이 되고도 정년을 포기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청 소속 의원면직(공무원 스스로 사의를 표함)자는 2019년 27명, 2020년 29명, 2021년 15명, 지난해 3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늘어나는 민원인, 경직된 조직문화 등을 이유로 20~30대 젊은 층의 공무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현직 공무원 B씨(29)는 “민간 기업에 비해 낮은 임금 인상률과 경직된 조직 문화에 회의감을 느낀다. 가장 큰 메리트였던 공무원 연금체계가 개편되면서 안정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격무에 시달리다 다른 일을 찾아 휴직하거나 사직서를 내는 동료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