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5월의 통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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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숙, 재릉초등학교 교장·수필가

이번 주는 제11회 통일교육주간이다. 통일부는 국민의 통일 의지를 높이기 위하여 2013년부터 매년 5월 넷째 주를 통일교육주간으로 지정하고 통일교육 및 다양한 문화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는 통일교육 수업을 하고 권역별 통일교육센터와 연계하여 다양한 특별기획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지난 주말, 신성여자중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에서는 도교육청 민주시민과와 초중등교과연구회 주최로 통일교육 체험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통일 상상화 그리기 대회, 통일 퀴즈대회, 북한 음식 체험 및 북한이탈 주민과의 대화, 겨레말 게임, 통일 VR 체험 등 다양한 부스가 운영되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 활동을 통하여 통일을 보는 다양한 시각과 기회가 제공되었다.

시원한 나무 그늘엔 일찌감치 돗자리를 깔고 부모님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이 소풍 나왔다. 언제 올 줄 모르는 통일의 주인공들이 눈부신 하얀 도화지에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통일된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상황을 그림으로 화면 가득 하나하나 그려냈다. 물감과 크레파스로 색칠하며 알록달록 통일의 꿈을 수놓았다.

군 무기로 사용되었던 탱크에 벼를 심고, 전투용 비행기로 씨앗을 파종하고 물을 뿌린다. 통일 관광패키지 50% 할인, 남과 북은 바늘과 실의 동반자, 백두산에서 벌어지는 흥겨운 통일 잔칫날…. 아이들의 기발한 미래의 통일 한국의 모습이다. 고사리손으로 그려낸 통일의 바람은 5월의 싱그러운 햇살을 타고 남쪽 끝 평화의 섬 제주에서 백두까지 날아갔다.

중고등부 학생들은 현장에서 한 문제 한 문제 풀어가는 통일을 향한 도전 골든벨 경기에 참여하여 제주의 역사와 통일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평화통일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학생회 동아리별로 체험 부스를 운영하면서 차세대 통일 리더의 꿈을 펼쳤다.

4월 동백꽃 가슴 시린 평화·인권교육은 민주화 혁명으로 꽃피우고, 5월의 통일바람은 곧 다가오는 6월, 호국과 보훈으로 전쟁 비극의 상처를 잠재운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 쉼과 휴식, 낭만을 찾아 떠나는 제주 여행지지만, 제주역사와 통일의 만남, 통일의 눈으로 우리 고장 제주를 살펴본다.

모슬포에 들어서면 길목과 오름, 마을 주변 곳곳에서 일제강점기의 시설과 전쟁의 흔적들을 만난다. 그 중, 상모리에 있는 ‘태평양의 징검다리 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각 지역 문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존중하여 만들어진 공원은 문화 가교를 넘어 평화증진을 위한 새로운 우정을 쌓으려는 소망을 현무암 바위에 새겨놓았다. 제주의 독특한 환경과 근현대사 역사의 질곡들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고스란히 묻어온다.

태평양을 향한 위치에 자리 잡아 징검다리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 알뜨르 비행장을 등져 있다. 그 길의 중심에 서면 왼쪽으로는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고, 등지고 선 오른쪽으로 알뜨르 비행장이 보인다. 대립과 갈등을 넘어 평화와 통일로 가는 그 갈림길에서 끝나지 않은 정전의 미래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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