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와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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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어 강압으로 인정하게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고사성어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진시황본기’에 나온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는 거짓 조서를 꾸며 큰아들 부소를 죽이고 어린 아들 호해를 2세 황제에 올린다. 그리고 자신은 중승상에 올라 국정을 쥐락펴락한다.

조고는 어느 날 2세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제가 좋은 말 한 마리를 구했습니다”라고 하자 2세 황제는 “이것은 사슴인데…”라며 신하들에게 물었다.

신하들 중 일부는 입을 다문 채 말을 하지 않았고, 일부는 조고에게 아첨하기 위해 말이라 했고, 일부는 사실대로 사슴이라고 말했다.

조고는 나중에 사슴이라고 말한 신하들을 죄를 씌어 죽여 버리자 그의 말에 반대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공영방송인 KBS가 지난 18일 9시 뉴스에서 민노총 건설노조 집회 보도 중 앵커 멘트와 관련, ‘왜곡 보도’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앵커 멘트는 “경찰은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2일 집회를 불법이라고 못 박고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어떤 부분이 집회시위법에 어긋나느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라는 부분이다.

KBS 사내 보도게시판에는 “해당 멘트는 취재기자 리포터의 원문까지 왜곡한 오보”라며 “당일 여러 기사들을 보면 경찰은 백브리핑을 통해 건설노조의 어떤 행위들이 집시법을 위반했는지 여러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A기자의 글이 실렸다. A기자의 지적이 제기되자 KBS는 19일 화면 바꿔치기를 통해 오보를 은폐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KBS는 시청료를 전기세에 포함해 사실상 강제 징수하고 있는 공영방송이다.

하지만 KBS의 공정성 논란으로 인해 시청료 징수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왜곡보도를 하는 것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민들은 어느 한 쪽에 편향되지 않고 공정한 보도로 신뢰 받는 KBS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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