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테크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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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논설위원

제주도는 ‘하원테크노밸리’ 조성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제주도 기업유치 활성화 및 투자지원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한다.

기업을 옮기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잘나가는 성장 유망 기업이나 국책기관은 더 그렇다. 자체적으로 기업 이전의 타당성, 즉 기업 이전에 따른 득과 실을 정성, 정량적으로 세밀히 검토한다.

기업 이전에 따라 달라질 환경을 상황별로 시뮬레이션화 하고, 이에 대한 기업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청취한다. 가족관계에서부터 생활 전반의 변화, 주거나 생활환경, 지역사회 문화, 의료, 교육, 물가, 교통, 날씨, 노후, 재테크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세제 혜택에서부터 공장이나 건물의 용지, 물류 유통, 정보 통신망, 광케이블, 기업생태계, 지역경제, 지역 고용시장, 노조 활동 등 수백 가지를 하나하나 목록화해서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전력망 공급은 필수다. 지자체의 지원정책이나 지역사회의 우호적 관계 형성 역시 중요하다.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믿음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온갖 주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기승전 ‘돈’이라며 못마땅해할 수도 있지만, 며칠 놀러 온 게 아니고 사활 걸고 기업 전체가 오는 건데, 하나하나 따져보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제주에 사는 맛은 난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다운 경관도 며칠 보다 보면 무덤덤해진다. 그보다는 공감과 소통이다. 지역사회 문화와 지역주민의 정서다.

제주 말고도 오라는 데는 많다. 거리도 가깝고 교통도 좋다. 오기만 하면 제공해 준다는 혜택도 많다. 이에 반해, 제주는 바다 건너가야 한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힌다면! 상상만 해도 갑갑하다. 이런 차원에서 ‘비즈니스 전용’ 항공기 운항도 고려해볼 일이다. 관광객과 도민, 비즈니스용을 분리해 운항하면, 도민들의 뭍 나들이와 비즈니스 목적의 신속한 출장을 안전하게 보장해 줄 수 있다.

이 제안은, 내 아이디어가 아니다. 몇 년 전, ‘혁신성장 빌리지 구축 전략’을 연구했던 적이 있다. 이 연구를 위해 서울 소재 140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제주 이전에 따른 수요조사를 했는데, 그때 나온 의견이다. 이외에도 정주 및 소통공간 조성, 문화와 휴식이 함께하는 일터, 언제든 소통·교류할 수 있는 오픈 커뮤니티,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주거 여건 마련,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여건 마련 등이 거론됐다.

고급인력 유지 및 양성을 위한 정주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문화와 휴식이 함께하는 일터 조성이 중요하다. 지역사회와 어우러지는 문화행사가 상시 진행되어야 한다.

주거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젊은 근로자들이 직장 근처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임대주택, 외부방문자용 단기 체류시설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항시 출퇴근이 편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통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도내 주요거점에서 광역버스로 30분 내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전기업과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교류다. 하원, 회수, 중문, 대포 등 서귀포시 전역과 주민정서를 공감하고 전통문화를 교감할 수 있는 공동체 형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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