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덕 국제상 제정은 ‘은광연세(恩光衍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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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논설실장

은광연세(恩光衍世), ‘은혜의 빛이 온 세상에 뻗어나간다’는 뜻이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로 유배 왔을 때 김만덕(1739~1812)의 선행을 듣고 그의 후손에게 써 준 편액의 글로 유명하다.

▲김만덕은 12살에 부모를 여의고 은퇴한 기생의 수양딸로 의탁한 후 관기가 됐으나 20여세에 관청에 그간의 사정을 읍소해 양인의 신분을 회복했다.(체제공의 ‘번암집’ 만덕전)

그 후 객주를 운영하면서 거상으로 성장한 김만덕은 큰돈을 벌게 된다.

그런데 몇 년째 계속된 흉년으로 제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자 1795년 조정은 구휼미 2만섬을 보내지만 태풍으로 배 12척 중 5척이 난파되며 아사자는 더욱 늘어났다.

이 때 김만덕은 평생 모은 재산을 전부 털어 쌀 500섬을 육지에서 구입, 제주 백성들을 위해 구호곡으로 내놓은 것이다. 당시 제주도 전 주민이 열흘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제주목사에 의해 이 같은 사실이 조정에 알려지자 임금인 정조는 김만덕을 의녀반수에 임명한 후 직접 만나 공로를 치하하고, 그의 소원인 금강산 유람도 시켜줬다.

▲김만덕의 나눔과 베풂의 정신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에 비할 바가 아니다.

높은 귀족 출신이 아니라 관기에서 양인의 신분을 겨우 회복한 여성으로서 거상이 돼 부를 축적했고, 전 재산을 아낌없이 굶어 죽어가는 백성들을 위해 바쳤다는 점에서 그 평가는 남달라야 할 것이다. 당시 체제공, 정약용, 김정희 등 내로라하는 정치인이나 대학자들이 김만덕을 칭송했다는 점에서도 그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3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김만덕 국제상’ 제정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나눔과 평화, 김만덕 국제상 제정을 통한 국제적 협력과 연대’ 세션에서 김만덕재단 이사인 제주출신 배우 고두심씨가 기조발표를 통해 “김만덕의 도전과 나눔 정신을 전 세계적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며 제안한 것이다.

김만덕 국제상 제정은 은광연세를 실현하는 최선의 길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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