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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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숲치유연구센터대표·산림치유지도사/ 논설위원

토양은 흙이다. 둥그런 지구의 외곽을 얇게 둘러싸고 있는 퇴적물질이다. 지구 표면의 약 25%를 차지하는 육지다. 흙은 암석 가루 혼합물이다. 그 속에는 나무나 동물 사체가 썩어 분해된 유기물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흙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산다. 미생물은 유기물들을 뜯어먹고 분해한다. 미생물들의 활동 여부는 흙의 건강을 좌우한다. 물과 공기가 잘 통하도록 공간을 만든다. 그래야 흙도 원활한 호흡이 이뤄진다.

건강한 흙에서는 미생물의 활동도 활기차다. 그러면 흙의 양분 또한 풍부해진다. 양분이 많아지면 식물이 잘 자란다. 오로지 흙의 양분에 의지해 살기 때문에 그렇다. 뿌리는 흙에 있는 양분을 이온 상태로 흡수한다. 그런데 양분은 일정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흙의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사라지고 보충된다. 원자 단위에서 합쳐지고 나눠진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전기적 힘이 작용한다. 그 힘은 음과 양이 만났을 때 잘 어울린다. 그렇지 않으면 싫어하듯 밀쳐낸다. 음이온은 음의 전기를 띤다. 양이온은 양의 전기를 띤다. 음이온과 양이온은 흙의 환경조건에 따라 결합과 해체가 빈발하다.

마치 남녀 이온들이 짝을 찾는 놀이터 같다.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음이온 방석에는 남자 양이온 칼륨이 함께 앉을 수 있다. 양이온 방석에는 여자 음이온 염소가 앉을 수 있다.

물론 음양이 만났다고 해서 쉽게 짝을 이루는 것도 아니다. 원소마다 가지는 이온 힘의 세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힘센 이온이 있는 반면에 힘 약한 이온도 있다. 이온 중에는 수소이온의 힘이 가장 세다. 다음은 칼슘, 마그네슘, 칼륨, 암모늄, 나트륨 순이다.

힘센 이온은 좀처럼 자신의 방석을 내주지 않으려 한다. 힘 약한 이온이 오면 밀쳐낸다. 그렇다고 해서 힘센 이온만 독차지하는 것도 아니다. 힘 약한 이온도 방법이 있다. 약한 힘도 뭉치면 커지듯 인해전술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백해무익한 수소이온을 쫓아낸다. 힘 약한 칼슘이온끼리 힘을 합쳐 석회라는 대군을 형성한다. 석회 대군을 투입하면 수소이온은 도망가기 바쁘다.

이처럼 흙도 이온 균형이 중요하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질병이 발생한다. 음이온이 많아도 그렇고 양이온이 많아도 그렇다. 그래서 흙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성의 흙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환경 오염으로 남자 양이온이 넘친다. 갈수록 산성화의 심화다. 식물의 배설물, 공해, 오염된 공기와 그에 따른 빗물, 이산화탄소 배출, 화학비료 과다 사용, 농약 등이다.

반면에 여자 음이온 수는 갈수록 줄어든다. 그렇다 보니 짝을 맞춰 양이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양이온 교환용량이 한계에 이른다. 그렇게 되면 양분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양분의 결핍은 식물의 생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제주의 흙도 상당수 남성이 많은 산성 토양이다. 이는 사람에게도 좋은 조건이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숲속의 부엽토 길은 다르다. 낙엽 층층이 쌓여 있고 유기물이 풍부하다. 미생물이 많고 음이온이 풍부하다. 부엽토 숲길에서 걷거나 활동하는 것이 건강치유에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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