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인간-동물 교잡배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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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에서 19일 인간-동물 교잡배아 생성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되면서 인간 배아 연구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배아, 특히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해 유전성 질병의 치료 수단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배아 연구 초기부터 이어져 온 각종 논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동물 교잡배아란 = 사람의 배아 조직과 동물의 생체 조직을 결합시키면 인간-동물 교잡배아(Human Admixed Embryos, HAE)가 된다.

여기에는 이번 영국 의회의 법안 통과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될 세포질 혼합 배아(cytoplasmic hybrid embryos), 즉 동물의 배아에서 유전 물질을 제거하고 사람의 DNA를 이식한 교잡배아 뿐 아니라 동물 DNA 일부를 사람 배아에 이식하는 유전자 이식 인간배아(transgenic human embryos), 한개 이상의 동물 세포를 인간 배아와 결합시키는 이종 혼합 인간배아(chimeric human embryos), 인간과 동물의 생식체간 결합으로 만들어지는 완전 혼합형 배아(true hybrid embryos)도 포함된다.

모든 형태의 교잡배아는 기본적으로 발생, 다시 말해 막 수정된 배아가 세포 분열을 통해 필요한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그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찾아내기 위해 제작된다.

◇교잡배아를 만들려는 배경은 = 기본적으로 배아 줄기세포의 연구를 위해서다.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영국 신문들의 설명에 의하면 성체 줄기세포는 특정 기관이나 조직으로 만들어지려는 상태로 이미 굳어져 있는데 반해 배아 줄기세포는 다양한 형태의 조작을 통해 다양한 조직이나 기관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배아를 만들려면 사람의 난자가 필요한데 실험에 필요한 난자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점이 도출됐고 결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동물의 난자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정한 사람의 유전자를 이용해 배아 줄기세포를 만들면 유전자 제공자가 필요로 하는 신체 조직을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있고, 특히 파킨슨병 같은 질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배아 연구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가능한 부작용은 = 배아 연구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배아 연구가 인간 유전자 조작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교잡 배아나 인간 유전자 조작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그리고 주어질 수 있는 영향을 차단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반대론자들의 주된 주장이다.

지금까지 배아 줄기세포를 연구해 왔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도출되지 못했다는 점도 반대론자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 부분이다.

◇찬반 양측의 대립 상황은 = 배아 연구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측은 반대론자들이 과학적 지식을 결여한 채 종교, 혹은 철학적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서 과학적 지식을 오도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만들어진 배아는 8일 정도가 지나면 대개 연구에 필요한 분화 과정이 완료되기 때문에 찬성론자들은 영국에서 가결된 법안에서처럼 14일 이전에 폐기처분하면 사람에게 악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추상적인 위험성 때문에 현재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호소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도 찬성론자들이 흔히 내세우는 논거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배아 연구가 결국 특정한 유전적 형질을 갖고 태어나는 '맞춤형 아기'나 심지어 이식용 신체 조직을 얻기 위해 태어나는 '구원자 형제'(savior sibling)의 무분별한 만연을 야기하게 될 뿐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변형된 인간 유전자가 만에 하나 실험실을 벗어나 사람들 사이에 퍼지게 되면 자칫 인간이라는 종 자체의 생존도 위협할 수 있다는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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