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천국,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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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시인

지난 6월 1일 그동안 새 단장을 하느라 문을 닫았던 제주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공간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늘어났다. 2021년에 개관한 어린이도서관 ‘별이 내리는 숲’까지 합쳐서 명실상부 제주의 첫도서관으로서의 명성에 부족함이 없게 되었다. 시민회관 건너편에 있었던 옛 제주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었던 도민이라면 제주도서관이 소중한 곳이라는 걸 잘 안다. 그 낡고 좁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공부했던 도민·학생들이 제주의 리더가 되었다.

1957년 독지가 ‘박종실’로부터 제주시 삼도동 일대의 대지와 건물을 기부 받아 제주도립도서관으로 개관하였고, 1964년 관리 주체가 제주도교육위원회로 전환되었다. 1996년 청사를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고, 제주도서관으로 개칭하였으며, 2003년 디지털자료실을 설치하였고, 2004년 도서관 건물을 증축하였으나 이용자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비좁았고, 도서관의 기능이 독서와 정보이용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보급하기에는 협소하기 때문에 리모델링 공사를 하게 된 것이다.

제주는 도서관 천국이라고 할 만큼 인구대비 도서관 수가 전국 제일이다. 도청 소속 공공도서관과 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이 22개, 새마을작은도서관이 121개, 작은도서관 26개가 있으며, 학교도서관까지 포함하면 도서관은 많아졌다. 또한 제주시나 서귀포시의 대형서점과 시골에 들어선 작은 책방들까지 합치면 독서환경은 어느 고장과 견주어도 우월하다. 책이 없었던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독서환경은 격세지감을 느낄 만큼 좋아진 것이다.

내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던 시기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군 입대를 하시고, 새로 오신 선생님이 교실에 있었던 학교도서함을 열어 책을 빌려주었고, 고1 때 전교생이(중·고 포함) 삼마(반하)라는 약재를 한 되씩 캐어 판돈으로 도서관과 밴드부가 만들어진 후다. 고교시절에 읽었던 그 책들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을철이면 늘 듣던 말이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을철에만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로 들려 독서교육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구태여 독서를 강조한다면 연중 독서의 계절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서를 하지 않은 초중고생이 아무리 교과공부와 학원을 섭력해도 성적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그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하고, 전인적인 인간을 만들려면 문학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문학은 객관적으로 제삼자의 인생을 체험하는 지름길이어서 그렇다.

제주에 들어선 많은 도서관들이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이용자는 많다고 할 수 없다. 도서관이 활성화된다면 제주도민의 지적·문화적 수준이 몇 단계 향상되리라 믿으며, 도서관 천국 제주에서 사는 행운을 누리면 좋겠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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