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선택, 아세안+α와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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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편집국 부국장

사드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던 제주는 수출, 관광 등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았지만 제주의 수출과 외국인 관광시장은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수출과 관광, 경제, 문화, 국제교류 등 제주의 국제적인 영역을 다변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민선8기 제주도정이 경제, 관광, 문화, 교류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국제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아세안+α(플러스 알파)’ 정책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아세안+α 정책은 아세안과 중동, 환태평양으로 국제관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 국제관광시장 확대, 교류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세안인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즉 아세안(ASEAN)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이 10개 회원국이 활동한다.

2022년 아세안지역 인구(추정치)는 6억7300만명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경제 규모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5위로,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아세안이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액은 2021년 1895억4900만달러로 중국, 미국, EU,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이고, 교역액도 매년 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등을 통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세안은 이미 제주의 핵심 수출시장이다. 제주의 대(對)아세안 수출액은 2018년 1200만달러에서 지난해 3600만달러로 약 4년 동안 3배나 급증했다. 제주와 아세안 간의 관광객도 증가하고 하고 있어, 서로의 교류를 통해 유형·무형의 실익을 선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23일 싱가포르 남부 중심지인 선텍시티에 제주사무소가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 제주사무소는 경제, 문화, 관광 등 제주-아세안+α 정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한 거점 해외사무소로, 제주의 가치와 브랜드 확장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한다.

싱가포르에 해외사무소를 개설한 것은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제주도가 처음이다. 제주도가 아세안+α를 향한 전진기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아세안 10개국 중 동남아의 실리콘밸리이자 금융과 중계무역의 중심지다. 또한 아세안과 제주를 잇는 유일한 직항노선이 현재 주5회 운항 중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제주와 연결된 직항노선은 주변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와 관광, 국제교류를 잇는 길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싱가포르의 다양성은 동남아 진출에 도전하는 기업들에게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점검하고 시장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도 적합하다.

싱가포르 제주사무소가 개설되면서 아세안+α를 향한 교두보가 마련됐다. 하지만 제주의 국제적인 역량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제주도는 아세안+α와 이를 향한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했다. 제주도의 전략과 선택이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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