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일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출범하고, 같은 달 4일 ‘더 많은 기회, 더불어행복한 제주’를 슬로건으로 도의회가 개원했다.

12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김경학 의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은 개원사를 통해 경제위기와 기후위기를 언급하며 “제12대 도의회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반전 요인을 만들어 내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12대 도의회 출범 초 더불어민주당이 11대에 이어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서 같은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체제의 민선8기 도정과 긴밀한 협력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했다.

▲도정과 협치= 제12대 도의회 및 민선8기 도정 출범 2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도의회와 도정은 상설정책협의회를 열고 국비확보단 운영, 제주형 행정체제 도입 추진 협력,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4·3의 정의로운 해결 공동노력 등에 합의하며 협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올해 2월에서 상설정책협의회를 열어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공동 노력, 규제개혁 공동 TF 구성, 2040 플라스틱 제로섬 공동 추진,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공동 노력 등에 합의했고, 이에 따른 후속 절차도 이뤄지면서 정책협의회 내실을 다져나갔다.

하지만 올해 정책협의회서 민생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도의회와 도정이 출동하며 협치가 흔들렸다. 양 기관 모두 예산 갈등을 봉합하려는 노력은 미흡했고, 결국 도민사회에서는 ‘협치 실종’, ‘소통 부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송악산 사유지 매입비와 보조금관리위원회 심사, 읍면동 예산 증액 등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며 추경안 심사보류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원활한 소통, 원칙과 기준 정립 등 지혜로운 해법을 찾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각종 특위 구성 등 현안 대응=12대 도의회 출범 후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기후위기, 재난 등으로 인한 복지 사각지대 발생에 따른 제주도 전반의 사회보장 정책 방향을 의회 차원에서 점검하고, 중장기 정책 전략 수립을 위해 사회보장특별위원회가 구성·운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환경특별위원회가 구성돼 탄소중립사회 실현과 ‘카본프리아일랜드(CFI) 2030 정책, 2030 쓰레기 걱정없는 제주 실현을 위한 탈 플라스틱화, 미래환경자원인 지하수와 용천수 지속 관리 및 활용을 통한 에너지화 방안과 불합리한 제도개선 등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의원연구모임 구성·운영으로 다양한 현안에 대해 공부하며 정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도의회는 도민사회 각종 현안과 관련되고 논란이 있는 조례안 등에 대해 안건 심사 전 도의회 차원의 정책토론회 개최로 폭넓게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보다 신중한 자세로 안건심사에 임하고 있다.

▲회기 중 음주운전 등 오점=올해 2월 임시회 기간 중 도의원의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고, 지난 4월에는 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이 진행되는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주식거래를 하는 도의원의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의를 대변해야 하는 도의회가 음주운전 등 각종 구설에 휘말리면서 도민사회에서 비판도 이어졌다.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의회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자정노력과 공정하고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는 시스템 마련 등이 요구되고 있다.

12대 도의회가 개원 초 약속했듯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반전 요인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승범 기자 ksb2987@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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