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평화대공원 조성 '속도낸다'...국유재산 특례 법사위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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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69만㎡ ‘10년 무상사용, 10년마다 계약 갱신’ 국유지 사용
2005년 ‘세계평화의 섬’ 지정 실천 과제, 18년 만에 사업 탄력
알뜨르비행장, 중일전쟁 이어 태평양전쟁까지 핵심 군사시설로 이용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부지에 들어설 제주평화대공원 조감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부지에 들어설 제주평화대공원 조감도.

일제강점기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를 ‘제주평화대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이 대표 발의한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해 수정 의결했다.

법안은 국방부 소유 알뜨르비행장 국유지 가운데 활주로를 제외한 군사유적지 69만㎡에 대해 ‘10년 무상사용, 10년마다 계약 갱신’을 조건으로 제주도가 국유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유재산은 무상사용이나 무상양여가 제한되지만, 위 의원은 평화 확산과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알뜨르비행장 내 국유재산의 무상사용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2021년 5월 제주특별법 개정안과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주도는 2005년 ‘세계평화의 섬’ 지정에 따른 평화실천 17대 사업으로 알뜨르비행장 전쟁 유적을 정비하고, 전시관을 조성하는 평화대공원 사업을 추진했다. 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사업 추진 18년 만에 성과를 보게 됐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제주도는 국유지 무상 양여를 요청했다. 이는 2009년 ‘알뜨르비행장 용지를 지역발전을 위해 제주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민군복합형 제주관광미항(해군기자) 기본협약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일제가 대정읍 상모리 6개 마을의 토지를 강제 수용해 비행장을 확장한 이후 광복 이후에 지역주민에게 환원되지 않고 국방부에 귀속된 점을 들어 무상양여를 주장했다.

국방부는 대체 용지가 없으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부지사용 문제를 놓고 10년 넘게 줄다리기를 벌이기도 했다.

제주도와 국방부는 지난해 2월 실무협의회에서 ‘무상양여’ 대신 ‘무상사용’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고, 농경지 배수시설과 건축물 등 영구시설물 축조도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전쟁이 발생하면 영구시설물은 원상 복구하는 조건이 내걸렸다.

알뜨르는 ‘아래에 있는 들판’을 뜻하는 제주방언으로, 일제강점기인 1926년부터 조성이 시작돼 1945년까지 사용됐다.

활주로는 길이 1400m·폭 70m 규모로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일본군은 바다를 건너 중국을 공습하는 ‘도양(渡洋) 폭격’의 구심점으로 비행장을 이용했다.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패전이 짙어진 일본군은 알뜨르비행장을 미군 상륙의 방어기지로 삼았다. 일제는 본국과 제주도를 최후의 결전지로 선택하는 결(決) 7호 작전을 수립, 7만5000여 명의 병력을 제주에 급파했고 알뜨르비행장을 핵심 군사기지로 조성했다.

이곳에는 전투기 격납고 19개(등록문화재 39호)와 지하터널(312호), 섯알오름 동굴진지(310호), 고사포진지(316호)가 전쟁유적으로 남아있다.

알뜨르비행장 주변에는 6·25전쟁 당시 육군 제1훈련소, 강병대교회 유적이 보존돼 있다. 특히, 일본군이 사용한 지하 탄약고는 제주4·3 당시 예비검속으로 이 지역 주민 132명이 집단 희생된 섯알오름 학살터로 남아 있다.

제주도는 알뜨르비행장에 산재한 격납고와 동굴진지를 정비하고 전시관·추모관 등을 건립하는 사업에 총 57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제주 공약이기도 하다.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전투기를 보호하고 정비하는 용도로 설치된 격납고 모습. 7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견고하게 남아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전투기를 보호하고 정비하는 용도로 설치된 격납고 모습. 7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견고하게 남아 있다.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당시인 1945년 알뜨르비행장 남쪽 섯알오름에 미군 폭격기에 대비해 고사포를 설치한 모습.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당시인 1945년 알뜨르비행장 남쪽 섯알오름에 미군 폭격기에 대비해 고사포를 설치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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