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 듣고 싶다
아이 울음소리 듣고 싶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재범 편집국장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자장 자장 우리 아기/꼬꼬닭아 우지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멍멍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금자동아 은자동아 우리 아기 잘도 잔다/금을 주면 너를 사며 은을 주면 너를 사랴/나라에는 충신동아 부모에는 효자동아/자장자장 우리 아기 자장자장 잘도 잔다/

어머니·할머니들은 이렇게 아기를 잠재우려 ‘자장가’를 정겹게 불렀다. 생명의 탄생과 함께한 대한민국 표본 가사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들었을 노래이기도 하다.

▲이처럼 포근한 ‘자장가’가 아이 울음 소리 감소로 잘 들리지 않고 있다. 제주지역 출생아 수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출생아 수는 116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23명보다 155명이나 감소했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 5037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3600명)까지 6년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대로라면 최저 기록 경신이 우려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2020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태어난 아이가 고맙다며 온 마을이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아이 울음소리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울려 퍼진 농촌마을 소식이 전해졌다. 전북 고창군 상하면 동촌마을 주민들은 아이 탄생 100일 잔칫상을 차리며 축하했다.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에서는 태백산봉사단과 ‘백일기념 축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 들어 6월까지 백일을 맞는 아기 3명에게 금반지 등 축하 선물을 전달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는 아프리카 속담을 생각나게 한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지 않도록 중앙정부·지자체가 노력해야 하는 것은 책무이다.

출생아 수의 감소는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을 반영한다. 육아·교육 등 양육 부담과 성 불평등 때문이다. 더 나아가 결혼 의지를 꺾이게 하는 취업난, 주거 문제, 사회 복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애기구덕을 흔들면서 아이를 토닥이며 ‘자장가’를 부르는 집이 더 많아지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