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급변하는데 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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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논설위원

21세기 벽두 제주에 경제적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국부창출을 서두르고 있던 싱가포르를 모델로 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을 제시한 가운데, 중앙정부 주도하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설치됐다. 이후 역대 도지사들은 풍요로운 제주 발전과 행정체제를 안착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큰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 와중에서 20여년 세월이 흘렀고, 언젠가부터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제일로 삼았던 제주자치도 체제는 크게 대외적 경쟁력을 과시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관광 산업조차 코로나 이후에는 수도권 지역관광이나 해외관광 수요 폭주 속에 경쟁력이 흔들리면서 제주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경제의 쇠락으로 저출산 고령화 심화와 인구 유입 감소가 가시화되면서는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새로운 제주발전 전략 제시가 절실해졌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수도권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고 투자유치가 크게 가시화되는 가운데 강원, 전북 등이 특별자치도 체제로 전환되면서는 제주에 불어 닥칠 위기 국면은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그래서 제주도지사는 기존 행정체제로는 제주 미래발전을 충분히 담보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제반 행정체제의 혁신을 서들고 있다. 제주형 행정체제의 안착, 기초단체 부활, 5분 도시추진 등이 바로 그런 이슈들이다.

그렇지만 지난 제주특별자치도 체제 하에서도 제주미래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여러 대안 마련을 위한 공론화 작업이 수시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전략적 차원에서 실현가능한 대안을 마련하여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하여 제도 안착에 골몰하였으나 성공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발굴·육성하는 것을 기치로 한 제주형 산업정책이나 인구유입정책 등의 경우도 국내외로 발품을 팔아서 안착시키려는 노력은 크게 부각된 적이 없다. 대개의 경우 행정체제 변경이나 관광 패러다임 변화에 크게 의존하려 했고, 겉치레의 현안 제시 차원에서 갑론을박하는 수준에 머물기 일쑤였다.

그동안 고액 용역을 들여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새로 만들어졌던 제주 산업 및 중국인 관광 활성화 의제를 담은 용역결과보고서가 만들어졌으나 폐기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도부(道富)창출과 새로운 일자리 양산(量産)을 위한 신산업을 발굴하여 그것들을 육성·발전시키는 것이 도정이 감내할 최고의 책무였음에도 역대 도정은 그렇게 열중하지 않았다.

특히 사드배치 갈등 이후 한·중 갈등구조 속에서 관광 등 현안문제가 크게 부각되는 상황에서부터 새로운 대안 모색이 절실했다. 그럼에도 ‘중국 관광객과 중국자본 유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는 역대도정의 결기는 어디에도 크게 부각된 적이 없다. 코로나 진정이후에도 마찬가지다.

생각건대 최근 복합위기 상황에서 제주에 닥칠 위기는 그 선후를 정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무엇보다 제주산업의 고질적 피폐와 저출산·고령화문제가 더 기승을 부릴 거라는 상황에서다. 어떻든 도정은 더 치열하게 역량을 발휘하여 대처해야 한다. 굳이 선후를 정하자면 행정체제 변경 이슈는 차선책이고, 산업 저변 확대와 투자유치 다변화 전략이 최우선이 아닐까 한다. 지금 제주는 어느 때보다 최악의 국면에 처해있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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