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제주 어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 어촌계와 선주회원, 해녀회원, 제주도 연합청년회 등으로 구성된 ‘내가 이순신이다 제주본부’는 6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원전오염수 절대반대’,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는다’, ‘지켜내자 제주바다’ 등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정미란 함덕해녀회장은 “다른 친구들이 학교를 다니며 글을 배울 때 바다를 다니며 물질을 배웠다. 남들 모르게 배운 물질로 50년째 해녀로 살면서 주린 배를 채우고 자식을 낳아 키웠다”며 “제주 바다는 남들 앞에서 흘리지 못하는 제 눈물을 지금까지 받아 주며 살아가게 해 준 둘도 없는 친구이자 나를 품어준 엄마”라고 말했다.

이어 “물고기와 다르게 우리는 아가미가 없다.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방사능으로 오염된 바닷물을 직접 마시고 온몸에 적셔야 한다”며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오염수 방류를 막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 회장은 “국민 한명 한명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막아내는 이순신이 되는 이번 행사에서 작은 불쏘시개 나마 될 수 있도록 먼저 나겠다”며 “후손들에게 바다를 빌려 썼다가 물려줘야 하는데 아이들 보기 부끄러워 살지 못하겠다. 생명의 바다를 꼭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이후 함덕 앞바다에서 선박 12척을 동원한 해상시위 ‘1597 명량대첩 2023 제주대첩’을 진행했다.

‘제주에는 70만 이순신이 있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바다로 나간 어민들은 항의의 뜻을 담아 일본 욱일기를 바닷속에 펼쳤다.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 오염수 방류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해상 시위는 제주를 시작으로 전남 여수와 목포 등지에서 이어진다.

홍의석 기자 honge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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