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와 조울증의 미국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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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 신학박사·서초교회 목사

“앞으로 100년 정도는 미국이 세계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미국을 싫어하진 않지만 미국을 절대시하는 표현은 좀 염려스러워 보였다. 조지 피리드먼의 ‘100년 후’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미국은 사춘기의 소년 같은 점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자신만만하고 때로는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는 미국은 조울증의 증상을 보일 때가 있다.”

사춘기 소년의 감정은 안정되어 있지 못하다. 사춘기 소년과 같다는 표현은 정신적으로 불안해 보이는 미국을 지적하는 것이다. 수시로 들려오는 총기 사고 이야기, 마약 중독자 이야기, 미국의 노숙자 이야기, 동성 결혼 문제까지…. 이 시대를 이끌어갈 나라라고 하기에는 염려스러워 보이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춘기의 아이는 정신은 좀 불안정하지만 몸은 건강하게 성장하는 중이다. 판단력이 미숙할 때가 있겠지만, 육체는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것이 사춘기의 특징이다. 그러니까 정신적으로는 좀 불안해 보이지만 미국은 아직 건강하다는 주장을 하는 셈이다.

한 10년 전의 통계수치로 미국의 인구는 세계의 4% 정도인데, 미국의 GDP는 세계 전체의 25% 이상이라고 한다. 미국의 군사력은, 미국 이외 다른 모든 나라의 군사력을 합친 것보다 더 강하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바다가 태평양과 대서양인데, 대서양은 미국의 제6함대가 태평양은 미국의 제7함대가 장악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까 아직은 러시아나 중국과 미국을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신적인 그리고 윤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미국은 불안하고 우울해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정치 경제 군사적인 외적인 면들을 생각하면 미국의 힘은 아직도 막강해 보인다. 그래서 미국은 조울증 환자처럼 보인다고 말했던 셈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학자는 이런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사춘기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다. 사춘기가 지나면 이제 곧 성인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은, 앞으로 100년 정도는 이 세상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주장을 그냥 받아들이기는 좀 어렵게 들리면서도 어떤 근거를 가지고 반론을 제기하는 것도 어려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을 바라보는 긍정 부정의 여러 가지 입장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둡고 불합리한 점들을 자책하면서 불안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어떻게든 힘을 내서 미국은 앞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주장들이 어느 만큼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에게서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득 안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어떻게든 함께 앞으로 나아갈 때에만 우리 사회는 희망과 가능성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고 반대하더라도, 어떻게든 함께 앞으로 가려는 마음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살아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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