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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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흥, 수필가/ 논설위원

해마다 꿀벌이 실종됐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전에도 이런 꿀벌 실종 사건이 있었으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도 서식 환경이 파괴되거나, 기후가 변하고 살충제의 오남용 같은 많은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 상황이다. 꿀벌뿐 아니라 다른 벌들도 개체가 확실히 줄어들면서 일부 종은 가까운 미래에 멸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꿀벌의 수명은 한창 일하는 여름철은 마흔 날쯤, 그 외는 대부분 석 달 정도지만 일없는 겨울에는 육 개월까지라고 한다. 그들은 꽃에 한 번 머무르는 동안 열심히 꿀을 채취하며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삶도 좋은 하루를 보내려면 짧은 시간이라 해도 부지런히 일해야 능률이 오르는 이치와 마찬가지다. 투자한 시간보다 집중도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일이든 적당한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의 벌통 속에는 대강 1만5000에서 2만 마리가 살아간다. 여왕벌 한 마리와 암놈이 구십 퍼센트이고 나머지는 수벌로 이뤄졌다. 암놈만 꿀을 채취하고 수놈은 여왕벌과 짝짓기가 끝나면 삶을 끝내거나 가을이 가까워지면 일벌에 의해 밖으로 쫓겨나거나 추위에 떨다 죽는다.

벌들이 없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극단적일 수 있으나 벌들이 없어지면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고, 세계 경제가 흔들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전 세계 식량 90%를 공급하는 농작물 100종 가운데 70종 이상이 꿀벌의 수분 작용으로 생산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벌이 수분을 돕는 가치는 연 50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런 수분 활동이 결국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식물이 열매와 씨앗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수분이 잘되면 해충, 질병 등에 내성이 강해져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게 된다. 많은 과일과 견과류, 채소와 씨앗 작물은 수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벌은 그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종이다.

결국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식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곤충이다. 벌이 없어진 상태에서 식생활을 가정해 본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수분이 필요 없는 뿌리채소만 살아남게 되고, 먹이가 될 작물의 감소로 육류 생산이 어려워 고기나 유제품 또한 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벌이 없어지면서 생태계의 파괴로 모든 농산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게 된다. 이쯤 되면 꿀벌 실종은 단순히 식단에 영향을 주는 수준이 아니다. 식량 대란을 넘어 인류의 생존에 큰 타격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멸종하고 인류도 4년 이상 존속할 수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분명치 않다. 살충제, 도시화, 온난화, 대기오염으로 인해 생존에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인간 활동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들의 감소 원인은 급격한 기후변화와 인간의 무분별한 농약 사용이다. 꿀벌의 멸종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건강한 서식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벌이 꿀과 꽃가루를 찾아 날아드는 밀원(蜜源) 숲을 조성하거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이 필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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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아빠 2023-07-26 09:45:15
오호. 꿀벌이 소중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두리맘 2023-07-26 09:24:14
항상 좋은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