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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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가 김효성

영혼이 있다 없다는 논쟁은 재미없다로 끝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억에서 사라진다. 끼워 맞추기 막연한 상상은 그럴듯한 포장을 더해 진짜처럼 허세를 부린다.

귀신과 차이점이 뭐냐 물으면 어깨너머 공부라 한계에 부딪히고 누가 알까 얼치기 지식을 뽐내다가 제대로 임자를 만나야 한다. 빛으로 보인다고 영특한 대답을 하지만 자신의 경험이 아닌 책에 있는 내용이라 따지자면 백기 들어 항복 꼬리를 내려야 한다. 먹고 사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가 깔끔한 마무리, 승리 없는 싸움이지만 가슴에 허전함은 남는다. 얼핏 스치는 생각이 정답임을 알았을 때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모습은 엄지 척 칭찬이고 싫다. 대답 없는 메아리는 버리고 외면당한다. 실패와 좌절은 순수하지 못했던 어제의 부끄러움 결과임에 쓰라린 반성문을 쓰고 흑과 백 어느 쪽을 택할지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손님으로 와서 주인 행세하는 어리석음은 꿈에서 깨어나면 후회막심 주워 담을 수 없기에 밤하늘의 반짝이는 날 어떤 목적이었을까 궁금함에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보자. 아침에 일어나면 착한 일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사명감은 원래의 목적 그래야 하는 이유를 가져보자.

용선 씨는 겉과 속이 다르다. 친절한 웃음 뒤에는 득과 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아니다 싶으면 등을 돌린다. 부동산 관련 업을 하는데 손톱만 한 이익에 집요하고 끈질기다. 고급스럽게 꾸몄으나 깊이 들어가면 싸구려 불쌍한 축에 들어간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호텔을 지으려고 땅을 입찰받았는데 기운이 어떤지 살펴 달란다. 말도 안 되는 억지다. 성격상 허투루 거래를 하지 않고 놀부 심보에 더하려는 욕심은 있어도 남에게 주는 걸 배 아파한다는 들어서도 아는 소문이다.

사서 하는 불편함이지만 인지상정 현장에 도착하니 중요한 부분에 연고 없는 묘가 있었다. 대충 신고 절차를 밟고 정리하려 했는데 일을 하러 오는 분들이 한사코 거절을 한단다. 괴이한 흉몽을 꾸기도 하고 한마디로 무섭단다. 몇 차례 반복 되다 보니 덜컥 겁도 나고 괜한 짓을 했나 후회에 울며 겨자먹기 지금의 상황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한국전쟁 당시 희생당한 군인이었고 고향에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다. 소원을 들어줄 수는 없었지만 화장을 해주고 정성껏 제사를 지내면 큰 복을 받을 거고 그렇지 않으면 화를 당할 거라 엄포를 놓았더니 바짝 엎드려 절을 한다. 바람 타고 멀리 떠나는 이에 마지막 인사는 삶과 죽음은 여전히 한 공간 손에 닿은 듯 가까운 곳에 있다는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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