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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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훈,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논설위원

말이 좋아 작가지, 사실은 백수다. 좋은 말로 프리랜서다. 작가의 하루는 치유 공부에서 시작해 치유 실습으로 끝난다. 자기 치유다. 백수라 딱히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생의 재충전과 건강관리를 위해서다. 다행히 주변에 온통 치유자원이다. 산과 바다, 그 사이 농어촌 마을과 사람들. 게다가 옛 화전 터도 있다.

한라산 둘레길이나 자연휴양림, 오름 등에 가서 크게 심호흡한 뒤 맨손 체조 한 번만 해도 자연스레 숲 치유 혹은 산림치유가 된다. 가까운 바다에 가서 먼 해양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거나, 남방큰돌고래를 ‘접견’ 하는 행운만으로도 충분히 돈 안 드는 해양치유가 될 수 있다. 그도 저도 아니면 아파트 베란다에서 좋아하는 반려식물을 키우거나, 텃밭에서 채소 키우고 마당에서 나무와 꽃 가꾸는 일이 다 농업치유라 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치유라 이름 붙여서 그렇지, 사실 새삼스럽지 않은 모두의 일상이다. 치유가 생업인 작가의 하루해가 짧은 이유다. 덕분에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은 물론 건성건성하던 부부 사이에 대화가 늘어나 간만에 남들처럼 사람답게 산다.

심신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거나, 손상된 심신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인 치유는 산림치유, 농업치유, 해양치유, 관광 치유, 음식치유, 심리치유 등 다양하다. 그간 ‘치유’보다는 ‘힐링’으로 더 많이 불렸다.

산림치유란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산림에 존재하는 햇빛, 경관, 온도, 피톤치드, 먹거리, 소리, 습도 등 다양한 산림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킨다. 제주에도 알게 모르게 산림치유 전문가들이 있다.

농업치유란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채소와 꽃 등 식물뿐만 아니라 가축 기르기, 산림과 농촌문화자원을 이용한다. 10년 전부터 ‘원예치료’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왔다.

해양치유는 해수, 해양기후 등 해양의 자원, 즉 바닷물, 바다 밑바닥에 있는 진흙, 바닷모래, 바다 소금은 물론 해조류 등을 활용하여 신체적, 정신적, 심적, 사회적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제주 섬에는 해양치유를 위한 자원과 해양치유 프로그램 소재가 풍부하다. 엄청난 용암 해수도 있다. 이미 이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지자체의 실천 의지도 확실하다.

이러한 치유 활동들을 체계화하고 산업화하여 제주경제, 제주 관광, 일자리 창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게 해야 한다. 치유를 산업화해서 지역경제도 살리고, 맞춤형 중장년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특히 관광산업과 융복합하여 치유 관광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하여 자기 치유 당사자인 도민과 관광객의 체험 활동 및 치유 활동을 다양화하고 체재형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여 가자는 말이다.

요즘 제주 관광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엄청 바가지네, 하루면 볼 거 다 보네, 차라리 일본으로 가네, 이번 여름엔 동해안, 남해안, 서해안 갈 거라네. 이런 참혹하고 황당한 지경이지만 제대로만 하면, 치유산업이 제주 관광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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