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 가계부채 9700만원…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전국서 세종 다음으로 높아
제주지역 1인당 가계부채가 모든 소득 계층에서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양재윤 과장이 10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부채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제주지역 가계부채 규모는 23조원이다.
도내 가계 부채는 2021년까지 큰 폭으로 증가하다 2021년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로 신규 차입 여건이 제한되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현재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9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고령층의 가계 부채 규모와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도내 고령층의 가계 부채 규모는 2019년 4조90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5조7000억원으로 증가했고, 비중도 25%로 전국 평균(19.2%)을 웃돌고 있다.
1인당 평균 가계 부채는 9700만원으로, 소득수준별 가계 부채 규모는 모든 계층에서 타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제주 고소득층의 1인당 평균 가계 대출은 1억5200만원, 중소득층은 6400만원, 저소득층은 6300만원으로, 전국 평균(고소득층 1억2800만원·중소득층 6300만원·저소득층 5600만원)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저소득층의 가계 부채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중·저소득층 가계 부채는 2019년 8조2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9조5000억원으로 늘었는데 특히 저소득층의 부채 비중은 12.7%로 전국 평균(11.6%)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 역시 전국 수준을 웃돌고 있다. 올해 1분기 제주 LTI는 258%로 전국 평균(227%)을 넘어서며 17개 시도 중 세종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 제주 가계부채 중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전국(5.4%)보다 낮았다. 다만 취약차주의 LTI는 281%로 2019년 대비 35%포인트 증가, 채무 상환 여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약차주 LTI가 높은 증가폭을 나타내는 것은 가계 부채 증가율에 비해 소득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약차주는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이면서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를 말한다.
양재윤 과장은 “제주 가계 부채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규모 대비 부채의 총량 자체는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가계 부채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한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