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 활동이 낯선 어른들의 새만금 잼버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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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학교 교수 경영정보학과/논설위원

우리나라는 큰 땅덩어리를 가진 러시아나 브라질이 못 만드는 휴대폰과 자동차를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이 있다. 

등산배낭과 침낭의 야외용품 시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  우리나라는 로키산맥이나 알프스처럼 산이 높지 않아 당일치기 산행이 가능하다. 당일치기 산행이 가능하다 보니 산 위에서 텐트를 칠 일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 등산객들은 산속에서 코펠과 버너로 조리하기보다는 식당이 즐비한 산 아래로 내려와 끼니를 해결한다. 야영장에 온 사람 중에는 버너가 익숙하지 않아서 야영장 근처 식당에서 공깃밥을 사기도 한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의 부실 운영은 야영 활동이 익숙하지 않은 조직위원회의 탓이 크다. 

아파트는 기능 면에서 뛰어나다. 아파트는 위층과 아래층 때문에 단열 효과가 크다. 아파트 베란다는 비가 방안으로 들이키는 것을 막는다. 베란다는 아파트 밖과 방안의 온도 차이를 줄여 결로현상도 막는다. 

텐트도 아파트와 같은 구조를 가지려 노력한다. 텐트 자체만으로는 햇볕과 빗물을 막고 결로현상을 줄이기 어렵다. 텐트 장비 중에는 텐트를 덮는 플라이와 그늘막을 만드는 타프가 있다.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플라이와 타프 때문에 야영 활동이 쾌적해진다. 

새만금은 나무가 없는 개활지여서 그늘 한 점 없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그늘막 타프를 제공하지 않았다. 새만금에 설치된 텐트의 내부 온도는 한낮에 40~50도였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캠핑을 잘 몰랐다. 

장기산행을 하는 등산객은 짐의 무게를 줄이려 한다. 텐트 제조회사들은 텐트 무게를 줄이려 갖가지 방법을 만든다. 텐트 무게를 줄이려고 폴대 대신에 등산지팡이를 쓴다. 군대 총처럼 텐트 역시 군더더기를 없애도록 발전해 왔다. 

그렇지만 텐트는 여전히 문 입구에 모기와 벌레를 막는 방충망이 있다. 야영 활동에서 텐트는 방충망을 양보하지 못한다. 새만금에 설치된 텐트는 내부가 훤히 보일 정도로 열려 있었다. 스카우트 아이들은 반소매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기와 벌레에 쏘이고 풀에 베이면 상처가 생긴다. 

배수가 힘든 새만금 간척지는 물구덩이가 있다.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물구덩이 텐트 바닥에 지게차로 화물을 옮길 때 쓰는 팰릿을 깔았다. 간척지 바닥은 물과 풀 때문에 모기와 벌레가 들끓는다. 잼버리 관련 환자의 36%가 모기와 벌레로 인한 환자였다. 
2013년 7월에 부산 산악회 회원들이 일본 산을 등정하다가 4명이 사망하였다. 7월 한여름이었지만 2800m 산에서 비바람을 맞아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상체를 덮는 판초 우의는 산 능선 밑에서 거꾸로 올라오는 비바람을 막지 못한다. 높은 산에서는 상하가 분리된 우비를 입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등산로를 정비하기 위해 등산로에 돌을 깔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돌로 포장된 길은 비가 오면 미끄럽다. 산에서 내려올 때 경사진 돌 포장길은 지친 상태에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넘어지기 쉽다. 

2015~2019년 동안에 총 3만4671건의 등산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에 1만1690건이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져 생겼다. 우리 사회가 야영 활동에 대해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전문적인 식견을 가져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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