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진 사진전 ‘머흐러지민 또시 다우곡’
24일부터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24일부터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남원읍 신흥리에서 4~5미터 높이의 돌탑을 쌓다가 기술 부족으로 탑이 무너졌습니다. 그때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는 돌을 보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제주 돌챙이 조환진 사진전 ‘머흐러지민 또시 다우곡(무너지면 다시 쌓고)’이 오는 24일부터 9월 12일까지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에서 열린다.
조 작가는 아버지와 함께 2005년부터 돌집을 지으며 자연스럽게 돌담 쌓는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돌집을 짓게 된 계기는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 해 건강이 나빠진 아내가 황토방을 지어달라고 부탁해서였다.
50년간 돌챙이로 살아온 아버지는 조 작가의 작업을 싫어했지만, 기꺼이 도와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돌 일을 지금껏 하고 있다.
조 작가는 “당시 돌탑이 무너져내릴 때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며 “조금이라도 자만하게 되면 돌담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돌 앞에서는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걸 배웠다. 머흐러지면 또시 다우면 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돌 일 하러 오가는 길에 보이는 밭담과 돌챙이들이 함께 돌 쌓는 모습, 그리고 마을의 돌담 풍경 등 조 작가가 만난 놓치기 아쉬운 순간의 기록을 사진으로 만나게 된다.
조 작가는 “주로 야외에서 하는 돌 일은 극도의 인내력과 체력이 없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돌챙이의 일과 삶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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