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해병의 죽음…진실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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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해병대 1사단 故 상병 채수근 사망 원인을 수사한 결과 제대별 지휘관들에게 실종자 수색작전 임무 부여와 작전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긴급하게 현장에 투입되어 임무 수행에 필요한 안전 장구(구명의·로프 등)를 휴대하지 않았고…사단장 작전지도간 지적 사항 등으로 예하 지휘관이 지휘 부담을 느껴 허리 아래 입수를 지시(전파)하게 되어 사고자가 수색작전 임무 수행 중 사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됨. 

사단장 등 관계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관할 경찰에 이관 예정임.’ 이 내용은 해병대사령관(7월 28일)과 해군참모총장(7월 30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7월 30일)의 서명이 담긴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원인 수사 보고서’를 요약한 것이다.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수사 보고서에는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고 한다. 주요 내용을 보면 실종자 수색이 주요 임무임에도 뒤늦게 전파된 것, 구명조끼 등 안전 대책을 제대로 지시하지 않은 점 등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7월 31일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박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보고서의 경찰 이첩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박 단장은 “법무관리관과 5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죄명, 혐의 사실, 혐의자를 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것이 외압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장관이 결재한 것에 대해 법무관리관이 태클을 건 셈이다. 

결국 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을 놓고 사건 이첩에 대한 항명 혐의로 보직 해임된 박 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거부한다고 밝혀 파장이 확산됐다. 

▲채수근 해병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 고평교 하류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채수근 해병은 폭우와 산사태 때문에 이곳에서 실종된 주민을 찾다가 결국 숨진 것이다. 수색 작업 중 목숨을 잃은 채 해병의 소식에 안전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셌다. 구명조끼만 지급됐어도 이러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병대 인원은 3만명에 못 미친다. 소수정예인 셈이다. 그래서 해병대는 명예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긴다. 국방부장관보다 더 높은 곳의 사건 축소 시도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누구누구 구하기 등 때문에 사건의 진실이 묻혀서는 안 된다. 

채수근 해병 순직의 진실이 밝혀져야 해병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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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4-04-24 13:59:26
채 상병 수사 개입 정황, 특검으로 밝혀야
국방부 장관이 정당하게 내린 업무지시를 번복하는 데 대통령실이 관여했다면 직권을 남용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 된다.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해병대 수사단장을 옷 벗기고 항명죄로 기소한 것에 대해서도 관련자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꼬리 무는 수사 외압 정황과 공수처의 지지부진한 수사는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특별검사 지지가 높은 이유일 수 있다.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에서 특검 문제도 매듭짓길 바란다. 이런 사실에 비춰보면 사건 기록 횟수가 국방부 검찰단 자체 판단이었다는 그동안의 국방부 해명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