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4일 오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출했다고 밝혔다.

알프스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와 미량이기는 하지만 탄소14 등의 핵종은 남는다.

오염수 방류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도쿄전력은 알프스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리터(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내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첫 방류를 시작으로 매일 460t씩 17일간 바닷물로 희석된 오염수를 흘려보낼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저장 탱크 약 30개 상당인 3만1200t을 방류할 예정이다.

오염수는 현재 134만t으로 1046기의 탱크에 보관 중이며 98%가 채워진 상태다. 저장된 오염수는 30년에 걸쳐 방류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원전으로부터 3㎞ 이내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를 매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며 오는 27일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배출이 시작되는 시간부터 현장 감시에 착수한다. IAEA는 오염수 방류가 도쿄전력이 세운 계획대로, 기준대로 실시되고 있는지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관련 정보를 한국과도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 데 대해 “정부를 믿고, 과학을 믿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2주마다 우리 측 전문가를 현지에 파견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상황 공유,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가 완화 또는 해제돼 식탁의 안전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하시는 국민들이 계신데, 단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함 8개현의 모든 수산물과 15개현 27개 품목의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그 외 지역의 모든 식품은 수입될 때마다 매건 철저히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수산업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으로 한 총리는 “역대 최대 규모로 확보해 놓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 예산 640억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고 있다”며 “소비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예비비도 충분히 반영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지원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산물 비축·수매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겠다”면서 “또한, 수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을 5배 확대하고, 대출한도를 한시적으로 상향하겠다”고 강조했다.

방류된 오염수가 제주 앞바다 등 국내 해협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은 빠르면 7개월, 길면 5년이다. 길게는 10년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해양 방류 4~5년이 지나야 오염수가 우리 해역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빠르면 오염수 방류 7개월 만에 제주 앞바다로 유입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 경우 당장 이번 겨울부터 제주지역 수산업계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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