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들여다본 6년의 기록, 영화 ‘물꽃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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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삼달리 최고령 해녀 현순직과 애기해녀 채지애

지난달 30일 전국 개봉...해녀와 제주바다의 변화 담아
지난달 31일 롯데시네마 서귀포에서 영화 '물꽃의 전설' 상영이 끝난 후 고희영 감독과 주인공 채지애 해녀가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롯데시네마 서귀포에서 영화 '물꽃의 전설' 상영이 끝난 후 고희영 감독과 주인공 채지애 해녀가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난 아이들 먹이고, 공부시키고, 살아보젠 바당에서 소라, 전복 잡은 것밖에 없는데, 큰 죄를 지은 것만 같아.”

영화 ‘물꽃의 전설’은 소멸에 관한 것을 담고 있다. 96세, 물질 경력 87년의 성산읍 삼달리 최고령 현순직 해녀와 39세 아기해녀 채지애씨, 그리고 현순직 해녀가 평생 사랑하고 그리워한 ‘물꽃’에 관한 이야기를 6년에 걸쳐 기록한 작품이다.

지난달 30일 전국 개봉에 들어갔지만, 제주는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노력으로 롯데시네마 서귀포에서 31일 오후 7시 단 한 차례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사정이 알려지며 제주지역 문화예술계의 관심이 폭발했고, 30일 롯데시네마 연동과 롯데시네마 서귀포에서의 상영을 시작으로 한림작은도서관에서도 6일까지 상영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14일 제주여성영화제에서도 소개된다.

‘물꽃’이 피어오르던 ‘들물여’에 들어가보니 소라도, 감태도 없다는 채지애 해녀의 말에 현순직 해녀는 바다가 아픈 것이 자기 탓인 것만 같다. 달빛이 빛나는 바다를,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를 그저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다.

“바다가 부모라. 부모도 바다만큼 주지 못해. 나도 살고 아이들도 살게 한 바다라.”

현순직 할머니의 읊조림 안에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뭍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그녀와 바다에서 숨을 참고 살아가는 그녀의 고향은 모두 그리움이고 애증이었다.

31일 관객과의 대화에 함께한 채지애씨는 “‘물꽃’이 피어오른다는 ‘들물여’에 들어갔을 때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져내렸다”며 “소라도 감태도, 아무것도 없는 바다였다. 그럼에도 해녀들은 바다를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고희영 감독은 “2016년 영화 ‘물숨’으로 해녀 영화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해녀의 현실이 많이 달라졌다. 바다에서 끌어올릴 게 없을 정도로 상태는 심각했다”며 “해녀의 변화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두 주인공인 해녀를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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