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그리고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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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어떤 삶을 살았을까?’라는 호기심은 빠르게 기억에서 사라진다. 그래서라는 이유가 붙어지고 묻고 답하면서 길어지는 논쟁은 괜한 시간 낭비다.

종교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궁금함이고 겉치레 포장만 화려하다. 죽어보지 않았으니 믿을 수 없다가 미세한 판정승.

기쁨도 여흥도 없다. 책을 들춰 봐도 역시나 꾸며진 설명서. 서론만 길고 결론은 짧다. 무의식 상태에서 기억을 되살린다가 흔한 방식이고 감동을 만들어 냈지만 진짜로 하기에는 약점 투정이. 문제 있다는 지적에 흔적도 지워졌다. 윤회의 반복 오래전에 있었던 나와 만난다는 자체는 떨리고 흥분되는 순간이지만 서로의 존재만 확인한 채 지켜보는 입장에서 말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

그는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소중함의 가치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을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가슴에 담아야 하고 아름다운 열정에는 감사해야 한다. 응원가를 불러 주고 초라함의 연속이었다면 혼자만의 반성문을 써내고 미래의 나를 바꾸는 노력은 누가 해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게으름이 없자’에도 밑줄을 그어내자.

상근 씨는 흥미도 재미도 없다. 뭐든지 대충 건성이고 친구 없는 외로움이다 군대까지 다녀왔는데 청춘 패기는 어디인가 숨어 있고 땅을 보고 걸으니 보는 이가 답답하다.

어려서 똑똑했다는 것도 “언제 적 이야기냐” 핀잔을 들어야 한다. 누나가 하는 편의점에서 뭔가 돕고 있는데 주인인지 손님인지 애매하고 싹싹함과 거리가 머니 이도저도 아닌 중간쯤이다. 특이한 것은 암기 능력이 뛰어나 누구도 예상 못한 대답을 만들어 내는데 박수 대신에 재주가 아깝다. 부모님 요구에 마주 앉았는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고 입에는 자물쇠를 채웠지만 눈빛만큼은 예사롭지 않다.

차분하고 조용히 타이르듯 막연한 상상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떠오르냐 하니 거의 울기 직전 그렇단다. 덧붙이길 꼭 가고 싶고 그래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란다. 부모님을 설득해 한번 다녀오는 게 여러모로 좋을 거라 하니 마지못한 허락을 받았고 유학 겸 떠났는데 생면부지 은인에 도움과 교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변호사가 되기 위한 단계를 거치고 있단다. 행동 하나에도 고급화가 되어 가더니 원래의 자리처럼 익숙하단다. 시간은 누군가에 의해 계획된 작품이다. 가상 세계에서의 홀로서기 이겨야 하는 싸움임을 알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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