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에 부지런하고 소박한 제주인의 맛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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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환경 슬기롭게 극복한 특별한 향토음식 호평
신선한 재료와 풍부한 영양, 다양한 국 종류 등 특징
고기국수·갈칫국·성게국·옥돔구이 등 대표 맛 선정

전통음식이란 과거부터 사용해 온 재료와 조리방법으로 다른 곳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지역의 식재료를 이용하거나, 과거에서부터 내려온 조리법을 이용한 음식으로 고장마다 각기 특징을 갖고 있다.

최근 제주 전통음식은 신선한 재료를 토대로 현대식으로 각색되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제주인들의 부지런하고 소박한 성품은 제주 향토음식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제주 전통 향토음식을 통해 대표적인 특징을 살펴보자.

사계절이 밥상에 오롯이=돌투성이 척박한 토질의 악조건 속에서 밭농사에 매달렸던 제주섬은 먹을 게 귀했을 뿐 아니라 일손이 부족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여유조차 없었다. 제주 향토음식에 조리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여러 가지 식재료를 한데 섞어 만드는 방식이 통용되지 못한 까닭이다.

그 대신 날 것 그래로 조리하는 음식이 많아 제주산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었다. 제주 사람들의 부지런하고 소박한 성품이 음식에 그대로 스며들었던 셈이다.

이에 산, 바다, 들판에서 자생하는 재료를 채취해 계절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선조들은 배고품을 범벅, 빙떡, 쉰다리, 몸국 등 다양한 향토음식을 만들어 슬기롭게 극복했다.

음식의 특징을 보면 조리법이 간단하고 손질을 최소화해 고유의 맛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고 체내 이용성을 극대화한 조리법이 많다.

채소·어패류·해조류 등 영양소가 풍부하고 신선한 음식재료 구입의 편리함, 된장과 간장을 주 소스로 만드는 음식, 다양한 국 종류 등 소박함도 제주 향토음식의 독특함으로 꼽힌다.

그만큼 제주의 맛은 싱싱한 자연의 맛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을 활용한 제주 음식은 생명을 가진 자연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었다.

제주의 대표 맛, 7대 음식=그렇다면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에는 어떤 게 있을까.

제주특별자치도는 20131217개 광역시·도 중 최초로 도민과 관광객의 선호도 조사와 인터넷 투표, 도내 외식업과 학계 등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400여 가지 향토음식 중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을 선정했다.

빙떡, 고기국수, 갈칫국, 성게국, 옥돔구이, 자리돔물회, 한치물회가 그 주인공이다.

빙떡=빙떡은 빙떡은 떡 병()이 빙으로 변해 빙떡이 됐다고도 하고, 메밀반죽을 국자로 빙빙 돌리면서 부친다고 해서, 또는 빙빙 말아서 먹는다고 해서 빙떡이라고 불린다는 등 그 이름의 유래가 다양하다. 맛이 깔끔하고 고소하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얇게 반죽하고 넓게 부쳐 전병을 만들고, 채 썬 무를 데친 후 양념해 전병 위에 올린 후 빙빙 말아서 먹으면 된다. 맛이 깔끔하고 고소하다.

고기국수=김이 모락모락 나는 뽀얀 육수 국물에 가지런히 말린 건면, 그 위를 수북하게 장식한 편육. 그 모양만으로도 절로 군침을 돌게 만드는 음식, 바로 고기국수다.

진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일품인 고기 국수는 일명 잔치 국수라고도 불린다. 제주에서는 결혼식 등 잔치에 온 손님을 대접할 때면 돼지를 잡아서 고기는 돔베고기라는 편육으로, 뼈와 부산물들은 국이나 순대 등의 재료로 쓰는데 고기국수는 이 돼지 삶은 국물을 육수로 사용한 음식이다.

갈치국=갈치국은 토막 낸 싱싱한 갈치에다 호박, 얼갈이배추, 풋고추를 넣고 소금간을 해 만든 국이다. 뜨거울 때 먹어야 비린내가 덜 나고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조리법이 간단한 갈치국의 완성도는 재료의 싱싱함에 달렸다. 갈치는 비늘이 벗겨지지 않고 눈알이 선명한 것이 싱싱한 것이다. 국 속에 들어있는 큼지막한 갈치 토막을 꺼내 먹는 맛도 별미다. 어느 지방이건 향토색 짙은 맛으로 그 고장의 정서까지 느끼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제주의 다양한 음식 가운데는 갈치국이 바로 그렇다.

성게국=제주에서는 성게를 구살이라고 부른다. 구살에 미역을 넣고 끓인 국을 구살국, 성게국이라 한다. ‘제주도 인심은 성게국에서 난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과거에는 이 국을 별미로 여겨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면 대접 음식으로 내놓고는 했다.

성게국은 성게 알에서 우러난 노란 국물과 미역이 어우러진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제주에서는 기계건조가 아닌 바람에 말린 가파도 미역을 넣어 끓인 성게국을 최고로 친다.

옥돔구이=옥돔구이는 도미의 여왕이라는 옥돔의 배를 갈라 소금을 뿌려 꾸덕꾸덕하게 말린 뒤 숯불에 구워먹는 제주도 향토음식이다. 제주의 겨울바다를 대표하는 생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옥돔이다. 옥돔은 청정해역인 제주 근해에서 잡히는 고급 생선으로, 이 지역에서 잡은 옥돔은 맛이 뛰어나 조선시대부터 왕실 진상품으로 올려졌다. 당일 잡은 옥돔의 비늘과 내장을 제거한 후에 자연적인 해풍에서 일정 시간을 건조시키면 생선 표면에 기름에 스며나온다. 이 때 피막이 형성돼 수분과 각종 영양소를 그대로 유지한다.

자리돔물회=자리돔물회는 얇게 썬 자리돔에 오이, 양파, 부추, 깻잎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해 만든 생선 물회다. 특히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특징 때문에 여름철 도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다. 자리는 제주의 향토미각을 대표하는 어종으로 제주도의 여름식단에 반드시 올라오는 토속음식의 하나이다. 자리는 자리돔이라 불리는 색깔이 검고 붕어만한 크기의 돔종류로 칼슘이 풍부하며 5월부터 8월까지 제주도 근해에서 그물로 건져올린다.

한치물회=한치물회는 채 썬 한치에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든 물회다. 한치는 다리 길이가 한치(3.0cm)밖에 안 될 정도로 짧다고 해 한치라고 불린다. 살이 부드럽고 담백해 오징어보다 맛이 좋으며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징어보다 한 수 위대접을 받아 왔다. 한치물회는 쫀득한 식감의 한치와 아삭한 오이 그리고 풍미가 있는 국물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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