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경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마지막 모의평가가 지난 6일 전국에서 실시됐다.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는 정부 방침 이후 치러진 이번 모의평가는 대체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세종시 교육부에서 열린 EBS 현장교사단의 실시간 브리핑에 따르면 국어 영역의 경우 ‘킬러 문항’은 배제됐고,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와 선지 구성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주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을 없애고 EBS 연계 체감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킬러 문항 사태의 본질은 우리 사회의 과도한 줄 세우기에서 비롯된 부작용이다. 킬러 문항 배제를 계기로 학생 변별의 올바른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목적은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변별하는 것이지, 철저한 학생 비교를 통해 서열을 매기는 것이 아니다.
1점 차이에 대학의 서열이 갈리고 그 서열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현행 입시제도는 결코 정상이 아니다. 킬러 문항 몇 개를 없앤다고 될 일이 아니다.
지금 같은 상대평가 아래에서는 교육 참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선진국 대부분이 상대평가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학습자 간 비교를 통해 이뤄지는 평가로는 미래 역량과 미래 인재를 키워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교육을 정상화하려면 ‘상대평가의 역설’을 극복해야만 한다.
평가체제 개혁이 기존 문제를 극복하고, 교육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다.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교육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