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동안 불꺼진 제주칼호텔...원도심 상권도 '깜깜'
1년 반 동안 불꺼진 제주칼호텔...원도심 상권도 '깜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작년 4월 30일 영업 종료 여파에 주변 상가 밤 9시 되면 문 닫아
부동산회사, 950억원 납부 못해 매각 무산...새로운 주인은 언제면
한진 측 "호텔업 할지, 주상복합 올릴지는 새 투자자가 결정할 문제"
1년 6개월째 문을 받은 제주칼호텔 전경.
1년 6개월째 문을 받은 제주칼호텔 전경.

제주관광의 상징이었던 제주칼호텔이 문을 닫은 지 1년 반이 지나도 새 주인이 나오지 않아 이도1동 원도심 상권이 침체에 빠졌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해 온 김모씨(64)는 “지난해 4월 30일 제주칼호텔 폐업 이후 주변 상점가들은 밤 9시 이전에 문을 닫고 있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다시 오고 있지만, 특급호텔이 없는 원도심 상권은 더욱 침체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제주칼호텔 상권은 식당과 술집, 여관, 편의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곳 상인들은 호텔이 1년 반 동안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삼성혈에서 남문사거리까지 원도심 상권은 위축됐고, 빈 점포로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워케이션’ 센터를 이곳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감정평가액(687억원)이 넘는 금액은 투입할 수 없어서 공공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은 낮은 상태이다.

한진그룹은 제주칼호텔의 수 년간 이어진 적자 누적에 대한 재무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21년 매각 결정을 내렸고, 작년 4월 30일자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네트워크는 지난해 8월 무궁화신탁이 설립한 제주드림PFV와 감정평가액(687억원) 보다 263억원이 많은 950억원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고, 매각금액의 10%인 95억원을 선계약금으로 받았다.

호텔 매수자인 제주드림피에프브이(PFV)는 호텔을 허물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신축, 분양을 통해 나온 수익금으로 금융회사의 대출금을 갚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고금리와 부동산가격 하락 등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제주드림PFV는 잔금 납부를 이행하지 못했고, 한진 측은 지난 7월 28일 거래 무산을 결정했다.

한진 측 관계자는 “제주드림 측에서 받은 선계약금 95억원은 보관해 둔 상태이며, 제주칼호텔을 매입할 새로운 투자자는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제주에 오면서 향후 투자자가 제주칼호텔을 인수해 호텔업을 할지 또는 건물을 허물고 주상복합 아파트를 설치하는 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49년 전인 1974년에 문을 연 제주칼호텔(19층·72m)은 2014년 제주롯데시티호텔(22층·89m)이 들어서기 전까지 도내 최고층 건물로, 각종 주요 행사가 열렸고, 신혼부부들의 성지로 이름을 날리면서 1970~1980년대 제주관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