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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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대한 단상(斷想)

홍익준.
홍익준.

홍익준, 수필가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도 부르는데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즉, 8월 15일인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또 고대 중국에서는 1년 4계절(3개월) 각 계절마다 맹(孟) 혹은 초(初), 중(仲), 계(季)로 나누었는데, 음력 8월 15일은 가을의 중간인 ‘중추(仲秋’)라 하였다. 이것에 착안해 8월 15일, 달에 제사 지내는 날을 중추절(仲秋節, 혹은 中秋節)이라고도 불렀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유리이사금조에 의하면, 왕이 신라를 6부로 나누었는데 왕녀 2인이 각 부의 여자들을 통솔하여 무리를 만들고 7월부터 다함께 모여서 길쌈, 적마(積麻)를 밤이 늦도록 하였다.

8월 15일에 이르러 그 성과의 많고 적음을 살펴 진 쪽에서 술과 음식을 내놓아 승자를 축하하고 가무를 하며 각종 놀이를 하였는데 이것을 가배(嘉俳)라 하였다. 이때 부른 노래가 슬프고 아름다워 회소곡(會蘇曲)이라 하였는데, 이 행사를 가배라 부른 것은 여러 의미가 있다.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을 지닌 것으로 본다. 즉 8월 15일은 대표적인 우리의 만월 명절이므로 이것을 뜻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다음은 진 편에서 이긴 편에게 잔치를 베풀게 되므로 ‘갚는다’는 뜻에서 나왔을 것으로도 유추된다. 이렇게 해서 추석은 늘 즐거운 명절로 여겨져 왔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박대진.
박대진.

박대진, 서귀포시 자동차등록팀장

 

며칠 전 공공기관 직원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르게 안내를 하기에 “그건 아니지 않냐”고 했는데 오히려 그 직원은 “내 말이 맞다. 그것도 확인 안 해 봤느냐”식의 답변이 왔다. 순간 화가 났지만 “한 번 더 규정을 살펴보고 다른 직원에게도 물어봐서 회신을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타 기관으로부터 받은 정보가 잘못된 것 같다. 당신 말이 맞다”며 조금은 구차하게 들리는 담당자의 항복선언으로 전투(?)는 마무리 됐다.

승리의 기쁨도 잠시 내 모습이 오버랩됐다. 나 역시 공무원으로서 민원인에게 또는 동료 직원에게 확신에 차 말했지만, 뒤늦은 변명과 함께 사과를 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심지어 규정이 모호한 경우에는 내가 주장하는 쪽의 유리한 증거만을 채집하여 내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람은 확증편향 성향을 누구나 갖고 있다. 자기가 한번 옳다고 믿는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직장 내에서,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그럴 때는 처음부터 여지를 남기는 것이 어떨까?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더라도 “한 번 더 확인해 보겠다”라며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 듣는다면 유비무환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라디오에서 소위 꼰대가 되지 않는 법으로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생각을 가지라 했다. 나부터 내가 틀릴 수 있음을 곱씹어야겠다.

 

 

▲청렴한 사회의 조건

박민주.
박민주.

박민주, 제주시 일자리에너지과

 

몇 년전 인허가 업무를 맡고 있을 때의 일이다.

타 지방에서 사업확장을 위해 제주에 지점을 내려는 업체였다. 인허가 절차에 대한 초기 상담부터 여러 번의 사전 서류검토까지 친절하게 업무를 처리하였고, 마지막 절차로 사업장에 출장을 가서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봉투를 내미는 것이다. 처음 겪는 일에 순간 오히려 내가 당황하여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잘 처리될 것이니 걱정말라하고 마무리를 했던 적이 있다.

낯선 타지에 와서 친절하게 업무처리를 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어쩌면 미비한 점이 있더라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이었을 수도 있다.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주지 않을까 하는 공직자에 대한 불신과 다소 규정에 안맞더라도 뇌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마음이 청탁과 뇌물을 부르고 상호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조건은 상호간의 신뢰라고 생각한다. 청렴한 사회를 위해 공직자는 맡은 바 직무를 성심성의껏 하려는 자세로 탐욕을 부리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고, 일반 시민은 공직자가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 믿는 서로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청렴에 대해 얘기하는 요즘, 공직자와 일반 시민이 함께하는 자리를 통해 서로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 본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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