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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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편집국 부국장

잘 알려진 인기 TV 예능 중에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찾아보니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설명돼 있다.

혼자 사는 유명 연예인들을 일부러 처량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은 유쾌하고 즐겁다.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동경심마저 생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의 혼자만의 삶은 화면에서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삶과는 확연히 다를 듯싶다. 녹록지 않고 힘겨운 경우가 많을 것이다.

얼마 전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지역 1인 가구 실태조사 및 지원계획 수립 연구 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제주도 1인 가구 지원 조례에는 1인 가구를 ‘1명이 단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생활단위’로, 제주도 1인 가구 고독사 예방 및 지원 조례에는 ‘1명이 단독으로 취사·취침 등을 하며 생계를 운영하는 생활단위’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1인 가구는 9만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에 달한다. 가구 형태 중에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제주에서 거주하는 20세 이상 1인 가구 636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1인 가구로 사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라는 응답이 55.8%로 절반을 넘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은 만족도가 높았지만 노년층은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삶의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기도 했지만 경제적인 수준과 주관적인 계층에 대한 인식은 낮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조사 대상 1인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50~100만원 미만’이 29.2%로 가장 많았고, ‘200~300만원’ 28.6%, ‘100~200만원’ 22.2%, ‘300만원 이상’ 13.4%, ‘50만원 미만’ 6.6%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8%가 올해 최저임금도 받지 못했다.

주관적 계층 인식에 대해서는 ‘하위’가 3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하위’ 29.4%, ‘중위’ 15.6%, ‘중상위’ 5.2%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78.6%가 자신을 중·하위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지난 1년 동안 활동한 사회단체·모임에 대한 조사에서 동창회, 직장동료 모임, 각종 동호회 등이 없었다는 응답이 30.4%에 달했다. 노년층은 절반 가량이 사회단체나 모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해 사회적 고립과 정서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서 청년층은 ‘자유롭다’(62.4%), 노년층은 ‘불쌍하다’(50%)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많을수록 ‘자유롭다’, 적을수록 ‘외롭다’는 응답이 많았다.

1인 가구로 살기 이전보다 개인(여가) 시간의 변화를 좋은 점으로 꼽은 반면 주거비 등 지출이 늘어나고 식생활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가 처음 실시한 1인 가구 실태조사 결과 성별, 연령별, 소득 수준별 등으로 삶의 만족도, 사회적 인식과 관계, 문제점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그만큼 1인 가구에 대한 정책 방향과 지원 대책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제주도는 이번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1인 가구를 관리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맞춤형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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