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평생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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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동화작가·시인

지난 10월 5일 한라체육관에서 제주시 주최로 ‘제27회 노인의 날 기념식 및 제36회 노인민속경기대회’가 열렸다. 26개 읍·면·동 어르신, 주요 기관, 단체장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부 기념식과 2부 노인민속경기대회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구좌에서 한경까지의 노인들이 모여 각종 경기에서 열정과 함성과 실력을 뽐냈다. 그라운드를 누비거나 힘을 겨루는 체육경기는 아니지만 윷놀이, 고리 넣기, 투호, 한궁, 민요, 가요대회 등으로 노인의 날을 축하했다. UN이 1990년 제정한 세계 노인의 날(10월 1일)과 우리나라에서는 10월 2일을 지난 1997년 노인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것을 기념하여 개최한 경기였다.

중앙지에서 “최인호 10주기…당신도 ‘평생 현역’”이라는 글을 보면서 ‘나이가 젊어도 열정이 없으면 노인이고, 늙어도 열정이 있으면 젊은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나이나 주름살은 한갓 겉보기일 뿐 열정을 가지고 젊은이 못지않게 활동하는 노인들이 많다. 80, 90세 노인 과학자들이 아직도 인류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으며, 1차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왕성한 경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직도 제주의 들판과 바다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누가 그들에게 노인이라고 폄하할 수 있나.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한 화두는 출산율일 것이다. 개인적인 여건이든, 경제적인 여건이든 결혼식이 줄어들고,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는 초고령화시대에 들어섰다. 의료보험의 43%를 노인들이 소비했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65세를 노인으로 분류한다니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시대에 노인 문제는 심각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치매 등의 문제가 개인적, 가정 내의 문제였다면 지금은 사회적인 문제로 노인 문제가 대두되었다.

경로당 총무로 일한지가 수 년이 지났다. 경로당에서는 건강 체조, 노래 교실 등으로 회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프로그램, 간식이나 식사를 마련하는 등 노인들을 위한 복지사업이 진행된다. 노인들이 받기만 하는 건 아니다. 청소년들을 성폭력으로 보호하기 위한 순찰 활동도 하고, 봉사 클럽을 만들어 공원 등에서 봉사도 한다. 노인들의 고독한 심리 안정을 위해, 사회적인 소외로부터 이탈시키기 위한 다양한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행정기관에서도 적극 도와주어 노인 복지가 많이 좋아졌다.

아직도 경로당에 나오길 꺼려하시는 노인들이 많다. 비록 나이가 많고, 몸은 늙었지만 아직은 젊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맞는 말이며, 바람직한 일이다. 백영옥의 글 ‘너 자신을 속여라’를 읽다가 회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아직도 우리는 젊다.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삶이 무기력한 것만은 아니다.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다,라는 말이 푸념이나 자위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노인들이 ‘아직도 나는 젊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면 행복한 말년의 삶을 영위할 것이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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