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이 나왔다. 이번 개편안은 2025년부터 원하는 과목을 골라 배우는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른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내신 평가 방식 개편이다. 소모적인 내신 경쟁을 줄인다는 취지로 내신 9등급제를 5등급제로 완화했다.
하지만 당초 2·3학년은 전면 절대평가를 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1~3학년 모두 절대평가와 동시에 상대평가를 함께 기재하기로 했다.
학교의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이유지만, 절대평가는 참고용일 뿐 사실상 상대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별력은 지금보다 크게 낮아져 1등급이 4%에서 10%로, 2등급은 11%에서 34%까지 확대된다.
이 때문에 대학들로선 변별력이 높은 정시 비중을 확대하거나 대학별 고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개편안은 대입제도의 안정성과 공정성에 중점을 뒀다.
그러다 보니 상대평가 위주인 현행 대입제도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교 내신의 학년별 유·불리나, 수능 선택과목에서 문·이과 유·불리 등과 같은 지엽적인 문제를 손보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입시에 유리한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수강생이 적어서 폐강하는 과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게 다양한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서 공부하라는 고교학점제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개편안은 학생들을 줄 세우기식 입시 위주 교육으로 내몬 상대평가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어서, 다양한 적성과 진로에 따른 교육을 추구한다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무색하게 할 소지가 크다.
교육부는 대국민 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정에서 충분히 듣고 개편안을 보완해야 한다. 특히 고교학점제를 안착시켜 학생들의 배움의 질을 높이려는 전향적인 자세로 대입제도 개편에 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