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현상 이치, 축소·확대 비유 등 전체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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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석, 前 초등학교 교장·수필가

전국에 장맛비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던 어느 날 낮에 자택 욕실(아파트 3평 정도)에서 머리 감을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흘러내리는 비누 거품으로 잠시 두 눈이 감긴 채로 계속 감고 있던 중 욕실화가 물에 젖는 느낌이 들었다. 깜짝 놀라 샤워기를 잠그고 욕실 바닥을 살펴보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닥은 물론 배수로 트렌치까지 침수되고 있었음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당혹스러웠다. 지체없이 배수로와 배수통 청소를 진행하자 빠르게 배수되면서 바닥이 드러났다.

기상 이변이 아닌 한 샤워기의 물줄기를 강하게 분사한다고 할지라도 충분히 배수될 수 있도록 시설됐지만 머리털 등 쓰레기로 배수가 원활치 못하거나 배수구가 막히게 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평소에 머리털 등과 같은 쓰레기를 욕실 배수로에 함부로 버려서는 안되며 정기적인 배수로와 배수통 청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문득 도심 길거리 배수로에 쌓인 낙엽, 담배 꽁초 등이 눈 앞을 스치며 작년 11호 태풍 ‘힌남노’에 의해 서울 도심 도로가 성인 무릎까지 침수된 위기 상황에서 어느 훌륭한 시민이 용감하게 팔을 걷어붙이고 도로변 배수통 뚜껑을 열어 낙엽과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어느 정도 걷어 내자 얼마 안돼 발목 높이까지 빠르게 배수되던 텔레비전 뉴스 영상이 마치 위 욕실 상황처럼 한 눈에 전체를 개관할 수 있도록 축소 또는 확대된 상태로 상호 비유가 돼 떠올랐다.

앞의 서울 도심 도로가 성인 무릎까지 침수된 새로운 사실도 위 욕실의 경우처럼 기상이변 등 자연재해가 아닌 한 도심 길거리 배수로에 쌓인 낙엽,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원인이 돼 발생한 필연적 결과라 할 수 있다. 평소에 낙엽과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도로 배수로나 배수통에 함부로 버려서는 안되며 또 도로 배수로와 배수구 청소를 전지 역이 정기적·지속적으로 실시해 장마철 피해가 없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전체 개관은 사물·현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인프라’라 할 수 있다. 전체를 통찰해 개관해 봄으로써 그 사물·현상의 본질이 드러나 그 이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 사상의 연원이며 사제 간으로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대 철학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3자가 말한 내용이 일맥상통하다고 생각돼 종합 요약한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도 이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즉 “그것이 무엇 때문에 생겼느냐, 어디서부터 생겼느냐 등 시원(始原)을 통해 관찰한다면 그 사물의 원인과 본질 등 그 대상의 전체를 개관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의 대목이다. 이상의 논의에서 어떤 사물·현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핵심 요소는 전체(크기나 규모가 너무 크거나 작을 때는 전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축소·확대한 모형을 상상하여 비유 검토해서) 개관임을 알 수 있다.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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