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고금리에 제주도민들 "빚 못 갚겠다" 줄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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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숙 의원, 올 8월 제주법원 개인회생 1130명 '작년 수준 육박'
고소득 전문직 '일반회생' 최근 3년 반 동안 제주에서 2202명 신청
고금리에 빚 갚을 능력 상실 '재기 포기'...중산층도 무너져 내려
한국외식업중앙회 자영업자들이 지난 6월 국회 앞에서 생계 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자영업자들이 지난 6월 국회 앞에서 생계 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로 법원 문을 두드리는 개인 한계 채무자들이 늘고 있다.

청년은 물론 노년층도 고금리에 버티지 못해 빚을 갚아 재기하기보다는 ‘포기’를 선택하고 있다.

17일 양정숙 국회의원이 법원행정처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제주지법에 접수된 개인회생은 1130명으로 지난 한 해 1244명 수준에 육박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1096명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감당 못할 빚을 진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구제방안은 개인회생, 일반회생, 개인파산 3가지다.

개인회생은 채무한도(무담보 10억원·담보 15억원)가 정해져 있다.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들이 신청하며, 최장 5년간 일정 금액을 변제하면 나머지를 면책받을 수 있다.

개인파산은 빚을 감당할 수 없고 앞으로 갚을 능력이 전혀 없으면 법원이 선고하는 제도다. 제주지법에 접수된 개인파산은 2021년 639명, 지난해 584명, 올해 8월 현재 360명이다.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개인파산에 따른 면책결정이 나면 채무 전액을 탕감 받을 수 있지만, 파산자여서 법률상 활동 제한과 경제활동(신용거래·대출) 제한이 따른다.

또 공무원·변호사·공인회계사·부동산중개업자·사립학교 교원 등은 자격을 유지하지 못한다.

일반회생은 주로 거액의 빚(15억원 이상)을 진 사람들이 이용한다. 보통 고소득 전문직이나 기업·법인 대표자가 이 제도를 많이 찾는다.

개인회생과 달리, 일반회생은 채권자의 동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며, 일반회생 중에서도 채무가 50억원 미만이면 간이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급여 소득자는 해당이 안 된다.

제주법원에 접수된 일반회생은 2020년 715명, 2021년 638명, 지난해 579명, 올해 6월 현재 270명이다.

최근 3년 반 동안 2202명의 고소득자들도 수입은 크게 줄어든 반면,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와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등으로 인해 일반회생의 길에 들어섰다.

주목할 점은 70대 이상 일반회생 신청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것이다.

양정숙 의원은 “일반회생 건수가 전국에서 연간 4만~5만명을 넘나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중산층이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라며 “특히 70대 이상에서 일반회생이 계속 늘면서 당사자의 불행한 노년생활은 말할 것도 없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서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 반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일반회생은 총 25만49명으로, 해마다 4만~5만명의 고소득 전문직들도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양정숙 국회의원실 제공.
양정숙 국회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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