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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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순 문학박사/논설위원

지난 7월 한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과 관련, 언론 보도는 ‘교권침해’라는 단어로 시작되었다. ‘교권’이라는 단어는 교사의 권한으로 해석되어 ‘교권 대 학생인권’이라는 대립각으로 이해하게 했다. 결국, 원인은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학생인권과 대립하는 교권침해라는 프레임에 갇히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신임 교사의 죽음으로 교권문제가 뒤늦게 사회문제로 부각 되면서, 지난달 21일 교사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인 교권보호 4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교권보호 4법의 핵심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 학생 보호자가 교직원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학교 민원을 교장이 책임진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로써 문제가 해결된 걸까? 의문이 든다. 교사들을 위해 법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벌어진 틈을 놔둔 채 겉만 새로 포장한들 다시 새지 않을까?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다음 틈은 더 크게 벌어질 수도 있다. 그 틈새를 통해 문제 제기하는 학부모가 또 나올 것이고, 역으로 과도한 생활지도의 피해 학생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교사들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일까. 누군가는 ‘자신의 자녀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학부모의 극단적 이기주의 탓’이라고도 한다. BBC 등 외신은 ‘이 사태의 배경에는 모든 것이 학업 성공에 달린 한국의 초경쟁 사회가 있고, 학생들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 명문대에 들어가려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고 보도했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차제에 문제의 근원을 살펴보아야 하겠다. 궁극적으로 교육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근본을 배우는 것이다. 여기엔 경쟁뿐만 아니라 소통과 협력, 배려 등도 포함된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오로지 명문대를 목적으로 치열한 입시 경쟁과 사회적 성공만을 추구하는 즉, 소통과 협력은 배제하고 오로지 경쟁만을 가르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교육의 길을 묻다>(EBS) 인터뷰에서 지금의 우리나라 교육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교육의 핵심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사랑’이라고 답한다. ‘사랑이 있는 교육이어야 역사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을 보호해 주고 어려움을 겪을 때 돌봐주는, 즉 교사는 부모하고 합심해서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다. 학생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선생님은 선생의 본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학부모가 학교와 자녀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교육의 원동력은 법이 아닌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법으로 교육을 다스리려 하니 우리 사회의 고통을 만든 것이다’라고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또한 그는 학교 때 성적으로 자녀들을 평가하지 말고, 5~60대 때 인간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평가할 것이며, 교육은 평생에 걸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이 아닌 사랑, 소통, 협력하며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 우선된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 아니 우리 사회는 희망적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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