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오간 '득점왕' 호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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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호날두는 22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첼시와 결승에서 선제골을 뿜어내며 진가를 알렸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호날두의 통렬한 헤딩골은 전반 26분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폴 스콜스와 패스를 주고받던 웨스 브라운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호날두는 이를 골지역 왼쪽에서 붕 떠오르더니 그대로 머리에 갖다 댔다.

호날두의 이마를 떠난 볼은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며 그물을 출렁였다. 첼시 수문장 페트르 체흐가 멍하니 넋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통렬한 장면이었다.

이 골로 호날두는 득점왕에서 '더블'을 달성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데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1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으로 우뚝 섰다.

호날두의 천금같은 선제골은 그러나 전반 막판 첼시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의 동점골이 터지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선제골을 넣은 뒤 포효했던 호날두는 정규시간 90분에 연장 30분까지 120분 동안 빗속 사투를 해야 했다.

그러던 호날두에게 진짜 '지옥'이 찾아왔다. 곧바로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세번째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슈팅 직전 주춤하더니 첼시 골키퍼 체흐에게 방향을 읽혀 막히고 말았다.

선제골을 넣은 활약은 모두 잊혀지는 순간이었고 이대로 끝나면 오히려 역적이 될 수도 있었다.

센터서클 안에서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초조하게 승부차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호날두는 첼시의 다섯번째 키커인 주장 존 테리가 슈팅 순간 미끄러지며 어이없게 실수를 범한 뒤 그나마 애타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어 노장 수문장 에드윈 판데사르가 첼시의 7번째 키커 니콜라 아넬카의 슈팅을 쳐내며 우승을 확정짓자 호날두는 다시 '천국'에 와 있었다.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으로부터 우승 메달을 받은 호날두는 좀 전의 아픈 기억은 모두 잊어버렸는지 천진난만한 미소를 띄며 자신의 득점왕 더블 뿐만 아니라 팀의 더블 달성을 자축했다.(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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