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과 백호기 교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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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일본 제2 도시인 오사카(大阪)는 제주와 인연이 깊다. 재일제주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수는 현재 약 8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재일제주인은 본적지가 제주이면서 일본에 거주하는 사람과 그 자손을 통틀어 말한다.

그중 상당수가 오사카 이쿠노구(生野区)에 밀집해 살고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다수가 정착해 탄탄한 제주공동체를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츠루하시(鶴橋)는 ‘일본 속의 제주’로 불릴 정도로 언어ㆍ음식 등 생활 속에서 제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제주인들은 1900년대 초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일본으로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23년 제주와 오사카를 잇는 여객선 ‘군대환(君が代丸)’이 운항되면서 제주인의 도일(渡日)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일제의 수탈로 생활 기반을 상실한 제주인들이 먹고살기 위해 일본 최대의 공업 지대였던 오사카로 향한 게다. 소위 ‘재일제주인 역사의 서막’이 열린 셈이다. 해서 1934년 오사카에 거주하는 제주인은 5만명에 달했다. 당시 20만명인 제주 인구를 감안할 때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재일제주인은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 4ㆍ3 등 굴곡진 역사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무던히 애썼다. 제도적, 민족적 차별과 싸우며 생존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인 섞인 삶을 산 게다. 결국 강인한 정신과 억척스러운 생활력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우뚝 섰다.


그리고 고향 제주를 잊지 않았다. 국가가 어렵던 시절에 도로, 전기, 수도,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게다. 이는 제주 발전의 초석이 됐다. 제주의 근현대화와 산업화 과정에 혁혁한 공을 세운 거다.


▲올해로 제주인의 오사카 대이주가 본격화된 지 어느덧 100년을 맞았다. 이에 24일 오사카 현지에서 재일제주인의 성원 속에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본보가 주최한 ‘제주-오사카 청소년 축구 교류전’이다.


‘2023 백호기 축구대회’ 우승팀인 제주제일고는 이날 오사카 츠루미 녹지축구장에서 ‘백호기 혼’을 심었다. 백호의 열정과 용맹함으로 오사카 카이세이가쿠엔 고교와 멋진 승부를 펼친 거다. 승패를 떠나 값진 우정을 다진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교류전을 도와주신 재일제주인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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