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 성씨 60%가 유배인 후손...제주교육 발전에 지대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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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건 제주대 명예교수, "제주인의 요망짐 속에는 유배인 DNA가 반영"
양진건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양진건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과거 제주에 왔던 유배인들은 중앙에서 임금에게 옳은 목소리를 냈거나 당쟁에 휘둘리면서 내쳐진 인물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지금의 잣대로 ‘죄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됩니다.”

양진건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10일 제주특별자치도 근로자종합복지관 중회의실에서 제주일보 주최로 열린 ‘제주人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좌를 통해 제주에 온 유배인들이 어떻게 생활했고 제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기 쉽게 풀어냈다.

이날 아카데미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재외제주도민회 회장과 임원을 대상으로 한 ‘2023 재외도민 향토학교’ 특별세션으로 진행됐다.

양 명예교수는 ‘제주도의 또 다른 이야기-제주 유배문화’를 주제로 한 이날 강좌에서 과거 제주에 온 유배인들이 제주에 끼친 영향 중 하나로 성씨를 다채롭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명예교수는 “제주의 성씨 중 60%가 유배인 후손이다. 고부이씨 벽동공파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는 유배인들이 제주 교육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 명예교수는 “조선시대 교육 시스템은 독학이 아니라 제자가 스승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누구를 모델로 삼아 공부를 하느냐가 중요했다는 것이다.

양 명예교수는 “추사 김정희, 충암 김정, 우암 송시열, 홍유손, 동계 정온, 운양 김윤식, 죽림7현(竹林七賢)을 자처한 홍유손 등 수많은 명망가들이 제주 유배생활 중 제자들을 키워냈다”고 설명했다.

양 명예교수는 “‘이재수의 난’의 장두 이재수는 기묘사화와 연루돼 제주에 귀양 온 이세번의 후손이다. 제주인들의 ‘요망짐’ 속에는 유배인의 DNA가 반영돼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양 명예교수는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으로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대 학생처장, 제주대 스토리텔링연구 개발센터장, 제주도문화재위원을 지냈고 지금은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최정숙학교사업을 펼치는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 고문을 맡고 있다.

본지에 ‘양진건과 함께 걷는 유배길’, ‘제주의 유배문화’를 기획연재 했고 ‘제주 유배문화 스토리텔링 사업’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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