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지혜의 조화
지식과 지혜의 조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문두흥 수필가/논설위원

지식이란 교육이나 경험, 또는 연구를 통해 얻은 체계화된 인식의 총체를 말한다.

지식은 누구나 생활에 필요한 만큼 습득하며 살아간다. 내가 몰랐던 지식을 만나는 건 즐겁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점은 경험이다. 지혜를 기르려면 많은 경험과 반성이 따라야 한다. 실패를 많이 할수록 지혜는 쌓이게 된다. 

조순 부총리의 글이 떠오른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 어떻게 살다 갈 것인가?”의 이야기다. 장자가 말하는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여덟 가지 잘못은 이렇다고 했다.

자기 할 일이 아닌데 덤비는 주착(做錯), 상대방이 청하지도 않았는데 의견을 말하는 망령(妄靈), 남의 비위를 맞추려는 아첨(阿諂), 시비를 가리지 않고 말하는 푼수(分數), 남의 단점 말하기 좋아하는 참소(讒訴), 남의 관계를 갈라놓는 이간(離間)질, 나쁜 짓을 칭찬해 타락시키는 간특(奸慝), 옳고 그름도 모르고 비위를 맞춰 상대의 속셈을 뽑으려는 음흉(陰凶)을 일컬었으니 깊이 새겨야 할 말이다.

인생은 괴로운 가운데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세계 인구가 점점 늘어가는 건 아닐는지. 늙고 죽는 것은 필연이다. 그 뜻을 안다면 달관할 수 있을 것이다.

장자는 아내가 죽었을 때, 항아리를 치며 노래를 불렀고, 소동파(蘇東坡)는 “죽고 사는 것을 항상 보니 이제 눈물이 없네.” 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일정한 계획과 수련이 필요하다.

송나라 주신중은 인생의 오계(五戒)를 말하며 “생계(生計)는 내 일생을 어떻게 할까, 신계(身計)는 내 몸을 어떻게 처신하느냐, 가계(家計)는 집안, 가족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 노계(老計)는 어떤 노년을 보낼까, 사계(死計)는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할까.” 했다. 알면서도 실천은 쉽지 않다. 그래도 오계는 지속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규모 있는 계획을 세우고 사는 이와 제멋대로 지내는 삶의 질은 다르다. 무의식적으로 자기는 할 짓 못할 짓 다 하면서, 가족에게 가난을 미덕으로 내세우며 살던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인류 역사에서 현대 사회만큼 발전한 적이 있었는가. 계속 실험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공동체의 진정성 있는 노력은 선물로 돌아온다. 개인은 이런 사회 발달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탐욕보다 집단 사회의 질적 향상 노력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모든 지식은 지혜를 창출하는데 써야 하고, 돈만 추구한다면 반드시 함정에 빠진다. 함정에 빠졌어도 지혜를 도출하는 것이 경제에 매진하는 것보다 훨씬 유익하지 않을까. 지혜는 중용에서 오고, 중용은 정직함에서 나온다. 오래전부터 많이 배우거나, 유명할수록, 성공하거나, 부자이거나 지도층들이 부정직함을 수없이 봐왔다.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변화할 수 있다.

수학에서 문제를 풀 때 공식을 깨치면 많은 숫자의 문제도 쉽게 풀어낼 수 있다. 지식을 많이 지녀도 지혜가 모자라면 삶이 어렵고 힘들다. 지혜는 단순히 배워서 얻을 수 없다. 진리의 인연을 만나 실상과 이치에 대해 깨침이 있어야 한다.

가방끈이 긴 석·박사나 학자들의 지식보다, 자연에서 깨치는 농부의 지혜를 볼 때 그들에게 먼저 머리 숙인다.

지식과 지혜가 조화를 이루는 겸손한 삶을 소망해 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소정아빠 2023-11-13 21:42:02
지혜는 중용에서 오고, 중용은 정직함에서 나온다. 참 좋은 글귀네요

두리맘 2023-11-13 21:40:26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