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APEC회의는 제주에서 개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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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천주교제주교구 신제주성당 주임신부/ 논설위원

2025년 11월에 우리나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과 안정을 목표로 21개국 정상과 각료 6000명이 참석하는 매머드급 국제회의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 제주를 비롯한 인천, 부산, 경주에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해당 도시마다 유치 시에 지역 경제에 미칠 막대한 경제 유발효과를 염두에 두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APEC는 일개 개최 도시의 경제적 이익과 발전을 위한 회의가 아니라, 최근 수십 년 동안 철옹성같이 견고하게 유지되던 세계화의 균열과 신(新)냉전의 도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함께 더불어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리는 회의입니다. 그런 까닭에 도세(道勢)와 지연(地緣) 등을 떠나 객관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개최지가 정해져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제주는 다른 여타 도시들과 감히 견줄 수 없을 만큼 적합한 장소입니다.

우선, 각국의 내로라하는 정상들이 참석하는 만큼 경호와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실제로 제주를 빼고 현재 유치 신청을 한 도시들은 사통팔달로 뚫린 내륙으로 하나같이 지리적 여건과 환경이 수십명의 정상들과 수천명의 각료들을 한꺼번에 안전하게 경호를 하는 데 한계와 제약이 많습니다. 반면 제주는 내륙과 연결되는 교통수단이 항공과 배뿐이고, 그에 따른 공항과 항만 인프라가 국제적 수준입니다. 상시로 오고 가는 모든 이들이 사전에 명확히 확인돼 보안과 경호와 안전에 있어 최적의 요새입니다. 여기다 바둑판처럼 잘 정돈된 도로와 최고 숙박 시설들마저 즐비하게 갖추고 있어 금상첨화입니다.

다음으로, APEC는 당면한 글로벌 이슈인 기후위기와 냉전의 종식을 도모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과 번영을 연착륙해야 합니다. 이에 개최지는 그 어느 곳보다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평화로운 곳이어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제주는  매우 적합한 환경과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제주는 2016년 10월에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주는 어머니의 품속같은 한라산을 중심축으로 한 하늘과 바다, 나무와 꽃들, 돌과 바람이 어우러진 별천지입니다. 그래서 제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2002년 유네스코에서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4년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룹니다. 여기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를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세계평화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지구상 최초로 ‘세계평화의 섬’으로 선언합니다. 한 마디로 제주는 명실공히 지금의 글로벌 이슈인 기후위기와 냉전 종식을 견인할 수 있는 최상의 보루입니다. 

만일 APEC회의가 제주에서 개최돼 각국 정상들이 세계자연유산인 성산 일출봉 중턱의 넓고 짙은 푸른 잔디밭에서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하고, 정상들이 삼삼오오  사려니숲길을 걸으면서 도란도란 화해와 협력을 위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디 정부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제주에서 개최해 전세계를 향해 우리나라의 국력과 품격을 한층 고양하고 제주를 한반도의 보물섬이자, 동북아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협력의 중심지대로 자리매김해 주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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