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장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부끄럽지도 않고,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장애아를 가진 부모니까 울컥 화도 나고 혼자 서러워 울기도 합니다. 날개 없는 천사라며 깨끗하고 순수한 게 얼마나 좋으냐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아이가 워낙 소리에 민감하다 보니 사람들이 많은 곳은 데려가기도 솔직히 겁이 나기도 합니다. 싫다는 것에 고집은 누구도 못 말리고 장소에 상관없이 누워 버리는 통에 난감할 때가 있죠. 누구라도 관심을 보이면 사랑한다고 표현은 하지만 어떤 의미로 하는지는 물음표고, ‘자립심을 키워줘라’, ‘훌륭한 시설이 많다는데 맡기는 건 어떠냐’ 라고 딴에는 용기 있는 조언을 해주지만 귀에서 멀어진지 오래, 술 한잔이 오히려 친구가 돼 준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왠지 나만 뒤처지는 거 같다는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깜짝 놀랄 때가 있답니다. 간혹 내가 먼저 죽으면 누가 책임을 질까라는 생각도 해보는데 그건 먼 훗날 이야기고, 그저 아프지 않으면 바랄게 없지만 기적도 믿고 싶고… 이런저런 상념에 두서가 없습니다.”

고민을 나눈 이 분의 자녀와 영적 교감은 이렇게 이루어졌다.

훌륭함과 하찮음은 차이는 눈으로 안 보이는 마음이지만 억지 이해보다는 받아들임이 우선이고 잘못된 선택보다는 최선이었다고, 영혼의 세계에서는 복잡함 보다는 현실의 즐거움과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닌 가슴 따뜻함을 나누는 대화법으로 서로의 감정에 다가서기가 정답인 거 같습니다. 서로가 원했던 만남이기에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을 것이고, 발전하는 과정의 정해진 순서임은 기쁨 이상의 축복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한결같음에 감사하다는 인사와 덧붙여 몇 가지 당부를 하려고 합니다. 집 안에 작은 정원을 꾸몄으면 합니다. 누구 간섭 없이 잘 키워 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화분 몇 개라도 만족합니다. 넓은 들판에서의 자유로움은 기분을 들뜨게 하지만 상상에 그쳐야 하고 한철 피는 예쁜 꽃보다는 ‘아! 자작나무가 더욱 신이 나겠네요’라고 답했다. 묻고 답하는 것보다는 존중해 달라는 의미가 강했고 분명히 다르다며 선을 그었기에 이별 인사는 조용해야 한다.

가족의 힘은 위대했고 그들은 도시를 벗어나 시골의 터를 잡았다.

분재 각각마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는지 눈이 부실 지경, 서로 사겠다고 극성이란다. 돈벌이가 아닌 자연을 줄 수 있음에 뿌듯해하며, 내 방식대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어서 한숨대신 행복이 들어왔단다. 답답함을 벗어나야지 연신 웃음이란다.

외면보다는 타고 나온 능력이나 재주에 잘한다고 추임새 응원을 보내 주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