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도에서 5代가 함께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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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철 오봉리장의 할머니와 자식 손자 등 오손도손… 직계가족만 50명

모든 경조사도 가족들끼리 뭉치면 거뜬히 해결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반 필요”
사진 왼쪽부터 김경철 제주시 우도면 오봉리장, 김 이장의 할머니 고원형씨, 어머 니 고정숙씨, 아버지 김석칠 전 오봉리장

“아들의 손자들. 막 이뻐. 할망도 하르방도 많아노난 왕할망은 막 내무려. 아이들은 나를 ‘왕비님 할머니’라고 불러.”

제주시 우도면 오봉리에 사는 고원형씨는 올해 99세다. 해녀로 평생을 바다에서 살았다. 손자가 절대 바다에 나가지 못하게 해서 83세부터는 해녀일을 멈췄지만, 바다는 평생 그리움이다. 요즘은 아들과 며느리가 땅콩을 수확해 오면 고르는 일을 한다. 정정하다. 남편 고(故) 김태수씨는 의무대 출신으로 우도에서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했었다.

고씨의 아들은 김석칠 전 오봉리장이고, 며느리는 고정숙씨다. 올해 73세 동갑내기 부부는 첫사랑이라고 말했다.

김석칠 전 오봉리장의 아들은 김경철 현 오봉리장(52)이다. 며느리는 윤순열 해녀(54)다.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큰아들인 김용진씨(28)와 며느리 김선지씨(29)가 우도에 함께 살고 있다. 큰아들 부부의 아들 김이찬(7), 김이도(5)군은 우도병설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우도에 5대가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

고원형씨의 한 줄기로 9명의 가족이 함께 살고 있고, 당 가족까지 합치면 50명이다.

5대가 사는 가장 큰 장점은 집안의 경조사 때다. 순식간에 모이고, 거뜬히 해결한다. 가족 누가 아파도 누구라도 먼저 챙길 수 있다.

김경철 오봉리장의 큰아들 김용진씨 가족 모습.

7일 우도에서 만난 김경철 오봉리장은 “처음부터 우도를 떠나 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젊은 사람들이 섬을 지켜야 한다”며 “큰아들 내외와 손자가 우도에 함께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우도에서 살아가는 현실에 대해서는 “땅을 팔지 말아야 한다고 평소에 얘기한다. 땅을 지키고 있어야 아이들이 와서 살아갈 수 있고, 살아갈 터전이 되어줄 수 있다”며 “조금만 부지런하고, 스스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 풍요로운 곳이 우도”라고 강조했다.

김 오봉리장은 “최근 우도를 떠났다가 돌아오는 주민들이 많다”며 “우도에 남아있는 부모세대가 이제 80대다. 돌아오는 자식 세대는 40대 정도로 주로 땅콩 농사를 짓는다. 소득이 어느 정도 받쳐주다 보니 자식들이 살겠다고만 하면 부모들이 들어와 살라고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이장으로서 오봉리의 전반을 맡아 돌아보면서 “젊은 세대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오봉리 땅콩 협의체를 만들어 출범하려고 한다. 오봉리의 모든 농사꾼이 같이 출자하고 함께 공유하고, 함께 이익을 나누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오봉리장은 우도에, 특히 오봉리에 와서 살고픈 사람이 있다면, 무엇보다 우도에 대한 마음이 진실하다면 누구라도 환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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